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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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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거북이'의 아프리카 버전 소설 의 작가 게오르규(Constantin Virgil Gheorghiu, 1916~1992, 루마니아)는 한 사회의 지식인의 역할을 '잠수함의 토끼'로 비유했다. 자신의 잠수함 근무 시절의 경험담을 토대로 당시 잠수함은 산소측정기가 없어 산소 부족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토끼를 잠수함에서 길렀는데 토끼가 졸면 산소가 부족하다는 뜻이었다고 한다. 즉 한 사회에서의 지식인은 세태에 가장 민감한 자로 그 사회의 진보는 깨어있는 지식인의 적극적인 현실 비판에서 시작된다는 뜻이겠다. 하기야 토끼가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을 보면 주변 상황에 민감한 듯 보이기도 한다. 동양의 십이지신의 네 번째 동물 토끼는 연약해 보이지만 또 꾀도 많아 보인다. 인간과 가장 친숙한 동물 중의 하나로 민담이나 소설 등에서 가장 많..
알크메네가 헤라클레스를 낳기 위해 9일 동안 진통을 겪은 이유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⑬ 알크메네 에 ‘족제비와 아프로디테’라는 이야기가 있다. 족제비가 어느 잘생긴 청년에게 반해 자기를 여인으로 바꿔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기도했다. 아프로디테는 족제비의 연정을 가엾게 여겨 예쁜 소녀로 변신시켜 주었다. 청년은 족제비가 변한 소녀를 보고는 한눈에 반해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그들이 방에서 쉬고 있을 때 아프로디테는 족제비가 소녀로 바뀌면서 성질도 바뀌었는지 알고 싶어 방 한 가운데에 쥐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소녀는 지금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쥐를 잡아먹으려고 뒤쫓았다. 여신은 이런 소녀의 행동이 못마땅해서인지 다시 족제비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사악한 본성을 가진 사람은 외모가 바뀌어도 그 성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실제로 족제..
착하고 순진하면 바보인가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규직이 과보호 받고 있다는 최경환 경제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현재 우리 기업의 행태가 비정상이라고 비판했다. 심상정 의원은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20년간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이 750조 원 가까이 쌓였지만 그 기간 동안 월급쟁이들의 실질임금인상률은 제로에 가깝다며 진짜 과보호 되고 있는 존재는 노동자가 아니라 재벌 대기업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의 발언은 경제정책이 실패할 때마다 노동자 책임론을 들고 나왔던 보수정권의 전형적인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60세가 정년이지만 정규직의 경우에도 근속연수가 8.28년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월급 주느라 투자 못한다는 것은 근거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을 이..
김성주 총재와 여우의 탈 국정감사를 보이콧 하고 도피성 중국 출장을 간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두고 말이 많은 모양이다. 김성주 총재는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인구보건복지협회 국정감사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고위인사들과의 만남을 이유로 아무런 통보없이 오후에 출발하기로 한 비행기표를 바꿔 오전에 중국으로 출국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은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외면했다며 발끈했다. 새누리당 대변인은 김성주 총재의 출국이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며 국감 뺑소니 사건이라는 용어까지 써가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피감기관의 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으려고 온갖 핑계를 대가며 해외출장을 가버린 사례는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본인 스스로 자격이 없다고 판단되면 대한..
그래도 순진한 염소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의 진보 따라하기는 그야말로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진보가 내놓은 진보 공약은 진영 논리로 폄하되지만 보수가 내놓은 진보 공약은 외연 확대로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권력 바라기 언론들이 창궐한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 실현 가능성이나 의지는 뉴스거리가 못된다. 심층 취재할 의지도 없거니와 해서도 안된다. 권력과 언론은 이미 샴쌍둥이처럼 한 몸이 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순진한 유권자들은 보수를 가장한 수구와 기득권의 민낯을 좀처럼 구분하지 못한다. 어쩌면 순진함은 순수함이 지나쳐 생긴 부작용인지도 모른다. 특히 진보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던 박근혜 캠프의 복지 공약이 그랬다. 언론이 띄워주고 유권자는 흥분했다. 게다가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가능하다니 여기에 ..
네 체면을 위해 내 꼬리를 자르라고? 그리스 신화에는 프로크루스테스라는 노상 강도가 등장한다. 잔인하기로 치면 프로크루스테스를 능가할 자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하기야 그의 잔인한 살인 수법 때문에 오늘날까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강도치고는 꽤 성공한(?) 경우가 아닌가 싶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아테네 교외의 케피소스 강가에 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했다고 한다. 그의 집에는 철로 만든 침대가 하나 있었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이 침대는 마음대로 길이 조정을 할 수 없었다고 하는데, 조금은 억지스럽다. 나는 여태 길이 조절이 가능한 침대를 보지 못했으니까. 프로크루스테스의 엽기적인 행각을 부각시키기 위한 사족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프로크루스테스의 명성은 그 침대로부터 시작됐다. 프로크루스테스는 강도라는 직업..
살아있는 자의 책임 진실에는 항상 서로 다른 양쪽의 첨예한 대립이 존재한다. 진실을 숨기려는 자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 역사는 그렇게 진실을 가운데 둔 공방으로 발전해 왔다. 진실이 폭로되는 순간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꽃이 제대로 개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진실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이 혼란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의 혼란을 감내하지 못한다면 역사는 늘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다 지쳐 결국에는 퇴보의 길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함께 여행을 하는 사이 여우와 원숭이가 서로 뼈대 있는 집안임을 자랑하며 겨루었습니다. 길가의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원숭이가 그곳을 골똘히 바라보며 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우는 웬일이냐 물었지요. 원숭이는 거기 있는 무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거느리던 노예와 자유민의..
어설픈 쇼는 집어치워라 여우와 원숭이 무능력, 무기력. 요즘 새정치연합을 보고 있자면 떠오르는 단어라곤 기껏해야 이것밖에 없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나름의 역할과 업적을 쌓아왔지만 그런 과거가 현재를 정당화시켜줄 수는 없다. 혹자는 말한다. 새정치연합의 무능력과 무기력은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기야 과거 야당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새누리당을 보면 일사분란해는 보이기는 한다. 그렇다고 그런 권위주의적 정당이 달라진 시대의 롤모델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필요해던 시대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또 내일이면 오늘과 다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무능력, 무기력은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 크다. 언제적 '민주 대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