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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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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 지배의 흔적이 남아있는 풀꽃 이름들 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이윤옥 지음/인물과사상사 펴냄 우리 겨레는 오래전부터 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해왔다. 당연히 오랫동안 불러온 우리 고유의 이름이 있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식민지 수탈의 일환으로 우리 산야의 식물들이 채집하고 이름 붙이면서 잘못된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식물의 호적이라 할 수 있는 학명에는 일본 학자들의 이름이 붙어 있다. 큰개불알꽃, 며느리밑씻개, 도둑놈의갈고리, 좀개갓냉이 같은 저속한 이름은 일본 이름을 번역한 것이다. 심지어 번역조차 엉터리인 것이 많다. 광복 70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우리 풀꽃 이름은 아직도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및 관련 기관은 이 문제에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학자들은 “예전부터 써오던 이름은 바꾸면 ..
이름 때문에 고민한 적이 있습니까? 이기호(1972년~)의 /2012년 내 이름에는 '물 수(水)'가 연달아 들어간다. 그래서일까. 어릴 적부터 이름없는 점쟁이들은 물을 조심하라고 했다. 열다섯 될 때까지만 물을 조심하면 그 이후에는 탄탄대로라나 어쩐다나. 내가 어릴 적 살았던 작은 시골마을에는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이 꽤 있었다. 내 바로 위 형도 그랬다. 동네 사정을 귀동냥으로 알고만 있어도, 내 이름을 한자로 옮길 수만 있어도 누구나 말할 수 있는 이 미래예언(?)은 어지간히 신경쓰이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떤 날은 할아버지가 지어주었다는 내 이름에서 한글은 그대로 두고 한자만 바꾸면 안되나 생각하기도 했다. 사람이란 동물은 그렇다.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늘 찜찜한 구석을 갖고 산다. 이기호의 소설 은 이름에 얽힌, 이름 때문에 ..
축구장의 난봉꾼 훌리건은 불량배들의 멘토였다 존 베멀먼즈 마르시아노의 /권혁 옮김/2011년 자칭 단어광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존 베멀먼즈 마르시아노(John Bemelmans Marciano 의 의 원제는 이다. 이 생소한 원제만 보고 이 책의 내용을 유추할 수 있다면 당신도 단어에 대해서 저자 못지않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anonyponymous'(어노니포니머스)는 'anonymous'(어노니머스, 익명)와 'eponymous'(이포니머스, 시조)의 합성어로 신조어라고 할 수 있다. '익명의 시조'로 해석할 수 있는 이 말은 단어의 기원이 된 사람 혹은 단어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누군가의 이름에서 비롯된 재미있는 단어 이야기'라는 이 책의 부제가 바로 'anonyponymo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