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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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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지하세계의 여신, 슈왈라 슈왈라Shuwala는 후르리(기원전 2천년 경 고대 오리엔트에서 활약했던 민족)의 여신으로 지금의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후르리의 고대 도시 마르다만의 수호신이었다. 슈왈라는 마르다만 뿐만 아니라 누지, 알랄라크와 같은 후르리 중심 도시와 메소포타미아의 우르, 히타이트 제국의 하투사, 시리아 지역의 에마르와 우가리트 등에서도 숭배되었다. 슈왈라 여신과 나바르비Nabarbi 여신 사이의 연관성은 많은 후르리 문헌을 통해 밝혀졌다. 또한 그녀는 지하세계의 여신이었으며 또 다른 지하세계의 신들인 알라니Allani, 네르갈Nergal 등과 함께 자주 등장한다. 슈왈라의 다양한 철자법은 그 이름이 아나톨리아어에서 유래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문헌에 따라 슈왈라는 후르리의 여신으로 분류하기도 하고 시리아의 버..
바람의 신 엔릴이 수메르 문화에 미친 영향 엔릴(Enlil, 바빌로니아의 엘릴) 메소포타미아(수메르) 판테온의 대기의 신이자 하늘과 땅의 지배자이다. 엔릴은 또 바람과 대기의 신으로도 알려져 있다. 엔릴은 태초 존재의 자손이자 최초의 부부 신인 안샤르(Ansar)와 키샤르(Kisar)의 아들이었다. 엔릴은 안, 엔키와 함께 하늘과 땅과 바다를 다스리는 메소포타미아 판테온의 삼주신을 형성했다. 엔키의 힘이 워낙 막강해서 다른 신들은 엔키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엔릴의 성소는 현재 이라크 남동쪽의 니푸르에 있으며 에쿠르 신전으로 알려져 있다. ▲우르남무와 바람과 대기의 신 엔릴(Enlil). 출처>구글 검색 엔릴은 ‘운명의 서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우주와 인간을 통제할 수 있었다. 엔릴은 땅의 풍요를 통제했고 쟁기를 발명한 것으로도..
우정 때문에 불로초를 찾아나선 사나이 길가메시 서사시/N.K 샌다즈 해설/이현주 옮김/범우사 펴냄 그때 우룩의 한 곳에서는 사랑의 여신을 위해 신방이 차려져 있었다.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는 한밤중, 길가메시가 일어나 그 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순간 엔키두는 박차고 일어나 길 한복한에 막아섰다. 강자 길가메시가 그 집에 도착하여 문에 서 있는 엔키두를 맞닥뜨렸다. 엔키두는 다리를 벌리고 그를 못 들어가게 막았다. 둘은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황소처럼 붙들고 늘어졌다. 그 바람에 문지방이 부서지고 벽들이 흔들렸다. 마치 황소처럼 콧김을 내뿜으며 그들은 서로 엉겼다. 문들이 박살나고 벽들이 흔들렸다. 드디어 길가메시가 땅 속에 다리를 박은 채 무릎을 꿇었고 이어서 엔키두도 쓰러졌다. 그 순간 그의 난폭한 성질이 사라졌다. 엔키두는 넘어지면서 길..
카인과 아벨을 연상시키는 두무지 엔킴두 신화 한 사회에 형성된 신화의 기원은 두가지 관점으로 설명된다. 하나는 신화의 확산이다. 말 그대로 특정 지역의 신화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어 유사한 형태의 신화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신화의 분산이다. 전혀 상호교류가 없는 별개의 집단들이 자연적 또는 지리적으로 유사한 상황을 접하며 살아가는 동안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신화가 별개의 독자적 상상력으로 그 정황이 유사하게 해석되는 경우를 말한다. 신화의 확산을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예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홍수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 기후적으로도 홍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홍수 신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화의 분산을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들 수 있다. 이 ..
교과서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은 인류 최초의 대서사시 우룩의 왕 길가메시(Gilgamesh)는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죽음을 불사한 모험을 했다. 그의 또 다른 자아(自我)이자 친구인 엔키두(Enkidu)와 함께... 과연 그는 모험을 통해 불사의 무엇을 구했을까? 세상 어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길가메시였지만 결국 그도 반신반인(半神半人)인, 인간의 숙명을 갖고 태어난 죄로 생물학적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맞다 생물학적 죽음일 뿐이다. 그가 그토록 욕구했던 ‘영원한 생명’은 4,000년 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흙 속에 잠들어 있었지만 21세기 나와 함께 호흡하고 있으니 어쩌면 그의 불같은 꿈이자 욕망이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불사의 생명을 얻고자 끝없는 여행을 했던 길가메시의 땅에 지금은 사치스런 ‘영원한 생명’보다 내일의 태양마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