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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26 동화 <피리 부는 사나이>가 실제 사건이었다고? (3)

정형돈은 불만이 많은 듯 볼이 퉁퉁 부어 있었다. 유재석 때문에 둘만의 한적한 시간을 보내려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어제 MBC 무한도전에는 400회 특집으로 기획된 '비긴 어게인' 두 번째 이야기가 공개됐다. '비긴 어게인'은 멤버들이 두 명씩 짝을 지어 제작진의 개입 없이 1박2일을 함께 보내는 것이었다. 유재석과 짝을 이룬 정형돈은 한적한 시골생활을 꿈꾸었지만 유재석 때문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알다시피 유재석의 인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 들어서였다.

 

그림 형제의 잔혹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정형돈은 유재석에게 피리 좀 그만 불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첫 번째 이야기를 보지 못한 터라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어리둥절했다. 유재석이 피리 부는 개인기라도 보여줘서 이를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는 것인지 당최 알 수 없었다. 하지마 첫 번째 이야기가 리플레이 되면서 '유재석 피리'의 정체를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피리 부는 사나이도 아니고 유재석이 가는 곳마다 유재석의 피리 소리에 홀린 듯 사람들이 몰렸다. 그러니 오랫만에 여유를 만끽하고 싶었던 정형돈에게는 유재석의 인기가 원망스러웠을 밖에. 정형돈의 불만을 자아냈던 '유재석의 피리'는 동화 속 '피리 부는 사나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독일 출신 그림 형제의 잔혹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빗댄 말이었다. 어릴 적 누구나 읽어봤을 동화일 것이다. 그래도 기억을 되짚어 본다면 대략 이런 줄거리였다. 

 

▲사진>구글 검색 

 

독일 하멜른은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하멜른에 쥐가 창궐하기 전까지는. 그러나 1284년 갑자기 쥐들이 들끓기 시작하면서 도시는 엉망으로 변해갔다. 쥐로 인한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만 갔다. 이 때 붉은 색 치마와 스카프를 두른 사나이가 피리를 들고 나타나 도시의 쥐를 모두 잡아주겠다고 했다. 하멜른 시장과 시민들은 이 사나이에게 쥐만 잡아 주면 큰 상금을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들끓는 쥐에 대한 어떤 대책도 없었던 하멜른 시장과 시민들에게는 이 사나이의 제안이 마지막 희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먼저 거액의 상금을 약속했을 것이다.

 

드디어 이 낯선 사나이는 가지고 온 피리를 불기 시작했고, 피리 소리에 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사나이는 온 도시를 돌아다니며 피리를 불었고 도시를 장악했던 쥐들은 이 낯선 사나이의 뒤를 쫓았다. 그는 이렇게 하멜른의 쥐들을 모두 몰아 베저 강으로 유인했고, 그 많던 쥐떼가 모두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하멜른은 이 사나이 덕분에 다시 평화를 찾았지만 시장과 시민들은 쥐를 쫓아주면 상금을 주겠다던 당초의 약속을 거부했다. 그림 형제의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잔혹 동화가 된 것은 이 다음 이야기 때문이었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동화였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하멜른 시장과 시민들에게 화가 났던 사나이는 도시를 떠났고 얼마 후 사냥꾼 복장으로 다시 나타나 쥐를 퇴치했을 때처럼 다시 피리를 불기 시작했다. 하멜른 시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피리를 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멜른의 아이들이 그의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쥐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나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깊은 산속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하지만 사나이의 피리 소리에 홀려 사라졌던 아이들 중 몇 명만 돌아왔을 뿐 대부분의 아이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나마 돌아온 아이들도 앞을 보지 못하거나 말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들이 사라진 길을 다시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때 사라진 아이들의 숫자가 130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 동화의 교훈인 약속을 지키지 않은 댓가 치고는 너무도 잔혹하고 무서운 이야기다. 그런데 이 무서운 잔혹 동화 속 이야기가 실제로 존재했다면 믿겠는가?

 

▲그림 형제가 그려진 옛 독일 1000마르크 지폐. 사진>구글 검색 

 

항간에 떠돌던 이야기를 채록해 그림 형제가 쓴 잔혹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고 한다. 그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 보기 전에 그림 형제에 대해서 알아보자. 야콥 그림(Jakob Grimm, 1785~1863)과 빌헬름 그림(Wihelm Grimm, 1786~1859)은 독일 하나우에서 태어났다. 형인 야콥 그림 동생인 빌헬름 그림은 괴팅겐 대학의 언어학 교수였다. 그들은 하노버 왕의 헌법 위반을 규탄한 '괴팅겐 7교수 사건'에 연루되어 추방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언어학을 전공했던 그림 형제가 남긴 수많은 동화들은 전세계 언어로 번역되어 오늘날까지도 많은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다. 그림 형제가 쓴 동화로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비롯해 <잠자는 숲 속의 공주>, <거위 치는 소녀>, <장화 신은 고양이>, <브레멘 음악대>, <헨젤과 그레텔>, <황금 거위>, <라푼젤>, <빨간 모자> 등 수없이 많다. 독일 화폐가 유로로 통합되기 전 1000마르크짜리 지폐 모델이 될 정도로 독일이 자랑하는 동화 작가가 그림 형제다. 

 

이제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을 살펴보자. 이 동화는 1284년 6월 28일 독일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 당시 130여 명의 아이들이 사라진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사라진 아이들에 대한 행방은 오리무중이었고 갖가지 설만 난무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신빙성 있는 추측이 '어린이 십자군설'이었다. 십자군을 둘러싼 온갖 협작과 사기가 난무했던 1212년, 신의 계시를 들었다는 프랑스의 한 목동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겠다며 소년과 소녀들로 구성된 십자군을 결성했다고 한다. 이들은 성가를 부르며 행진해 동방으로 가려고 했지만 아프리카 튀지니로 끌려가 노예로 팔렸다고 한다. 당시 어린이 십자군은 3만여 명에 달했다는 설도 있다. 이후에도 130여 명의 아이들이 사라진 사건에 대한 추측과 설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재생산 되었으며 그림 형제는 이 사건을 바탕으로 약속과 신용의 중요성을 강조한 동화를 썼던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댓가가 얼마나 참혹한지 알았으면 하는 이들이 비단 아이들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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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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