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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시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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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할라와 발키리 그리스 신화에서 신들의 총애를 받은 인간들이 죽음의 고통을 맛보지 않고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땅이 있다. 오케아노스 서쪽 끝에 있는 엘리시온(Elysion)이 바로 그곳이다. 엘리시온은 일년 내내 봄날만 계속되고 부드러운 서풍만 부는 장미꽃이 만발한 낙원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거리 샹젤리에는 '엘리시온의 들판'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리스 신화의 엘리시온처럼 북유럽 신화에도 이상향, 낙원이 있다. 발할라(Valhalla)이다. 하지만 엘리시온과 달리 '죽은 자들의 회당'을 뜻하는 발할라는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병사하거나 자연사한 일반인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이상향이다. 발할라는 전투에서 명예롭게 죽은 전사들만이 갈 수 있는 곳이다. 그렇다면 보통 사람들은? 흔히 우리가 아는대로 안개로..
아발론, 아더 왕의 영원한 휴식처이자 이상향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사내가 있었다. 조선시대 허균의 한글 소설 제목이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했다는 의적 홍길동이었다. 홍길동은 철저하게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 서자로 태어난 억울함을 새로운 사회에의 꿈으로 해소했고 활빈당의 우두머리가 되어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홍길동은 연산군으로부터 제의받은 병조판서 자리도 거부하고 부하들과 함께 바다 건너 율도국이라는 섬나라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홍길동에게 율도국은 출신 성분에 따른 신분 차별이 없는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물론 봉건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했던 당시로서는 율도국이 완전한 이상 사회였다기보다는 홍길동 자신이 말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던 휴식처로서의 의미가 더 강했을 것이..
알크메네가 헤라클레스를 낳기 위해 9일 동안 진통을 겪은 이유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⑬ 알크메네 에 ‘족제비와 아프로디테’라는 이야기가 있다. 족제비가 어느 잘생긴 청년에게 반해 자기를 여인으로 바꿔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기도했다. 아프로디테는 족제비의 연정을 가엾게 여겨 예쁜 소녀로 변신시켜 주었다. 청년은 족제비가 변한 소녀를 보고는 한눈에 반해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그들이 방에서 쉬고 있을 때 아프로디테는 족제비가 소녀로 바뀌면서 성질도 바뀌었는지 알고 싶어 방 한 가운데에 쥐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소녀는 지금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쥐를 잡아먹으려고 뒤쫓았다. 여신은 이런 소녀의 행동이 못마땅해서인지 다시 족제비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사악한 본성을 가진 사람은 외모가 바뀌어도 그 성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실제로 족제..
너의 세계, 서로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법 너의 세계/최양선(1974~) 지음/창비 펴냄 최양선 장편소설 가 창비청소년문학 시리즈 63권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제1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과 제1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연이어 수상하며 한국 아동문학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작가 최양선의 첫 번째 청소년소설이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새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독특한 문학 세계를 다시 한 번 선보인다. 는 2034년 철저한 계급 사회로서 뛰어난 과학 기술을 발달시킨 엘리시온 행성과 자연이 파괴되어 피폐해져 가는 지구 알래스카를 주 무대로 하는 SF다. 근미래를 다루는 과학소설이지만 기술적 진보를 현란하게 묘사하기보다 ‘서로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서정적 주제를 아름답게 풀어내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엘리시온에서 지구로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