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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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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도 출몰(?)했다는 태국 요괴, 크라항 크라항Krahang은 태국 민속에 등장하는 남성 정령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악마나 요괴라고 할 수 있다. 크라항은 웃통을 벗은 채 태국 전통의 로인클로스(남자들이 아랫도리에 하나만 걸치는 천) 파카오마PhaKhaoMa를 입고 밤 하늘을 날아다닌다. 크라항은 태국의 시골 밤하늘을 날기 위해 날개 대신 쌀에서 쭉정이를 골라내는 키인 크라동Kradong을 양손에 들고 있다. 또 쌀가루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절굿공이 삭탐카오SakTamKhao를 타고 다닌다. 크라항은 밤에 나타나는 요괴의 일종으로 태국 민속의 여성 정령 크라수에Krasue와 같은 지역에 출몰한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이 두 요괴는 함께 언급되거나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태국 구전 전설에 따르면 크라항은 밤에 자기 길을 벗어나 배회하는 사람들에게..
영화 '엑소시스트'의 악마 파주주에 대한 고대인들의 생각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파주주(Pazuzu)는 기원전 1000년경에 가장 인기있었던 악마 신이었다. 그는 지하세계의 왕 한비(Hanbi)의 아들이었고 길가메시와 엔키두에게 살해당한 삼나무 숲을 지키는 괴물 훔바바(Humbaba)의 형제였다. 그는 서풍과 남서풍을 통제해 건기에는 가뭄을, 우기에는 폭풍을 일으키는 지하세계의 악마였다. 파주주는 파괴적인 바람 외에도 많은 위협적인 능력들을 가지고 있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이집트 신 세트(Set)와 비슷한 방식으로 파주주에게 그의 파괴적인 특성을 좀 더 자비로운 보호의 목적으로 돌리기 위해 기원했다. 그가 해를 끼칠 수 있는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고대인들은 파주주가 그가 제시한 바로 그 위험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데도 동등한 강력..
암탉의 알에서 부화한 흡혈귀, 리데르츠 헝가리 민속에는 세 가지 형태로 변신하는 불길한 생물이 존재한다. 이 생물은 ‘악몽’이라는 뜻의 헝가리어’ 리데르츠뇨마스Lidércnyomás’의 어원이 되었다. 이 괴물은 사랑을 핑계삼아 현실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각종 질병과 나쁜 건강을 유발한다. 이 생물의 이름은 리데르츠Lidérc이며 사람들이 상상하는 가장 일반적인 모습 중 하나는 피를 빨아먹는 닭이다. 자신의 존재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불행을 가져다 주는 리데르츠의 각각의 형태는 서로 다른 형태의 저주를 불러오며 각각의 방식으로 리데르츠를 물리칠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특성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리데르츠의 모습 중에는 앞서 언급한대로 가장 일반적인 닭 말고도 작은 악마의 형태도 있고 사탄의 형상도 있다. 닭 형상을 한 리데르츠는 여러 ..
우주창조의 협력자 오르독이 사탄? 헝가리 신화에 따르면 세상은 세계 나무에 세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늘 정령(또는 신)들이 사는 하늘의 세계는 하늘과 세계 나무의 잎에 존재했으며, 인간이 사는 중간 세계는 세계 나무의 뿌리에 존재했다. 대지 아래에는 지하세계의 정령들이 살고 있었다. 처음에는 각각의 세계에 도덕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았지만 기독교 이후 우주론이 결합되면서 인간들이 사는 중간 세계를 기준으로 지하세계는 지옥으로 하늘의 세계는 천국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지하세계의 통치자 오르독Ordog은 악마와 혼합되어 사탄과 동일시되었다. 헝가리 신화에서 오르독은 말 그대로 ‘악마’를 뜻한다. 그리스 신화 숲의 신 판(로마 신화의 파우누스)처럼 뿔이 난 오르독은 중부 유럽 민화에 등장하는 크람푸스Krampus와 동일시되기도 한다. 성탄..
제국주의자들이 악마로 만든 신, 에크웬수 에크웬수(Ekwensu)는 나이지리아 이보 족 판테온에서 흥정 또는 거래의 신이자 전쟁의 신으로 창조신 치우쿠(Chiukwu 또는 Chukwu, Chineke)의 아들들 중 하나였다. 기독교 이후에 대부분의 토착신들이 악마로 위상이 추락하지만 에크웬수는 기독교 이후에도 이보 족 전통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현재 이보 족 사람들은 새로운 종교적 전통 즉 기독교 이후 세대이기 때문에 에크웬수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의심을 하고 있다. 그래도 확실한 것은 고대 종교에서도, 기독교 이후에도 에크웬수는 악마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유럽인들은 그들의 종교를 가져와서 이보 족 신앙에 악마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에크웬수는 악마’라는 신념을 심어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들은 ..
악마가 된 불의 신, 베르브티 ▲베르브티는 불을 의인화한 신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알바니아 신화에서 베르브티(Verbti)는 폭풍과 불의 신이다. 베르브티는 ‘눈먼 자’라는 뜻으로 알바니아 일부 지역에서는 ‘성스러운 눈먼 자’라는 의미의 쉔 베르브티(Shen Verbti)라고도 불린다. 베르브티는 불결함이나 저속한 말을 싫어하는 신으로 그려진다. 알바니아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에 베르브티는 악마와 동일시되면서 그를 화나게 하면 눈이 먼다는 전설이 생겼다고 한다. 한편 베르브티는 북쪽 바람과 관련이 있다고도 한다.
곡물을 지켜라, 가브야우야 가브야우야Gabjauja)는 리투아니아의 곡물의 여신으로 추수한 이후의 곡물과 나락들을 보호했다. 성별이 불분명한 신으로 기록에 따라서는 남신으로 묘사되기도 했지만 실제 성이 여성이었든, 남성이었든 곡물의 신 가브야우야는 상당히 남성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떤 신화학자들은 가브야우야를 부의 여신이라고도 하고 불의 신(남신)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브야우야는 리투아니아에 기독교가 들어온 이후 악마로 강등되었다고 한다.
아담과 이브? 처음에는 아담과 릴리트였다 릴리트(Lilith)는 고대 수메르에서 황폐와 타락의 여신으로 통한다. 히브리 신화에도 등장하는 릴리트는 ‘어둠의 하녀’ 또는 ‘타락의 처녀’로 불린다. 릴리트 여신은 밤을 대표하는 새인 올빼미와 관련이 있다. BC 2,000~1,600년 전으로 추정되는 바빌빌로니아 점토판에는 릴리트 여신이 새의 발과 발톱, 날개를 가진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수메르의 사랑과 전쟁의 여신인 인안나는 그녀의 왕관과 침대를 만들기 위해 성수 훌루푸 나무(Huluppu-Tree)를 심었다. 왕관과 침대는 권력(Power)과 성(Sexuality)을 상징한다. 하지만 뱀을 휘감고 사자 머리와 새의 형상을 한 황폐와 타락의 여신 릴리트가 인안나 여신의 공포의 상징인 이 훌루푸 나무에 거처를 마련했다. 결국 영웅 길가메시(G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