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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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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팔계보다 못한 현대의 가축인간 인간농장/류짜이푸 지음/송중서 옮김/글항아리 펴냄 작가라면 제 심리를 글로 토로하지 않고는 평형감각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특히 정신적 중압감에서 벗어나려면 인간성의 약점을 유머러스하게 비꼬는 산문을 쓰지 않고는 못 배긴다. 루쉰은 바로 이러한 글을 일컬어 ‘잡문’이라 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잡문’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가볍고 짓궂은 류짜이푸의 산문들은 낡은 틀 속에 갇힌 문명과 국민성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우면서 글쓰기의 천만 가지 가능성 속에서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려 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인간의 유형이다. 맹자가 말했듯이, 사람과 짐승은 ‘아주 조금幾稀’만 차이날 뿐이다.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은 제 목숨이 곤경에 처했다고 느끼면 곧바로 길짐승이 되거나 날짐승으로..
그녀의 헌신적 사랑, 그것은 복수였다 먼 그대/서영은/1983년 리비아는 국민소득이 일 인당 1만 달러에 달했으나 인구는 삼백만밖에 되지 않았다. 리비아 정부의 절대 과제 중 하나는 인구를 늘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리비아 정부는 다산을 권장하고 사막 오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시로 끌어내기 위해 갖가지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사막에서 살아온 유목민의 상당수는 그 유혹을 뿌리치고 더 깊이 사막 속으로 들어갔다. 인간은 갈증을 몹시 두려워하지만 그들은 갈증뿐인 사막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었다. 그들은 무엇 때문에 이 갈증의 길을 스스로 선택한 것일까. 리비아에는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전설같은 지도가 있었다. 그 지도에는 사막의 땅 속 깊은 곳으로 흐르는 푸른 물길이 그려져 있었다. 그들은 이 길을 신의 길이라고 불렀고 사막의 오지에서 나오지 않는..
아Q의 정신승리법은 21세기 중국에도 있다 루쉰(1881년~1936년)의 /1921년 이 남자가 사는 법은 독특했다. 건달들에게 변발을 잡히고 실컷 두들겨 맞은 후에도 “나는 자식에게 맞은 셈 치자, 요즘 세상은 정말 개판이야……”라고 생각하고는 스스로 만족해 하며 의기양양했다. 그는 오른손을 들어 자기 뺨을 힘껏 때리고는 때린 것이 자기라면 맞은 것은 또 하나의 자기라고 생각했다. 잠시 후에는 자기가 남을 때린 것으로 간주했다. 맞는 ‘나’와 때린 ‘나’를 분리하니 분노와 굴욕감을 느낄 필요도 없었다. 오히려 자기가 누군가에게 폭력을 휘두를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으니 그에게는 패배란 있을 수 없었다. 소위 ‘정신승리법’이라 불리는 이 남자의 사는 법은 금세 사람들에게 노출됐고 이 남자에게 폭력을 휘두를 때마다 이를 교묘하게 이용했다. 분노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