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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3.05 식민지배의 아픔이 있는 술, 발체의 신 아칸 (1)

마야 신화▶고대 마야 문명 (BC 2000~ AD 16세기 초)은 당시로써는 가장 진보되고 흥미로운 문명 중의 하나였다. 일반적으로 10세기 이후 마야 문명은 그 막을 내렸다고 본다. 일부 생존한 마야족 후손들이 멕시코 중앙고원에서 유카탄 반도 지역으로 이동해 16세기 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긴 했지만 찬란했던 과거의 문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지리멸렬했기 때문이다. 눈길을 사로잡는 고대 사원이나 그 유명한 마야 달력 말고도 마야족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와인이나 포도주를 소개하기 전부터 상당한 술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술과 중독의 신 아칸(Acan)은 마야 만신전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칸은 고대 마야인들이 즐겨 마셨던 술 발체(Balche)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비록 마야인들이 술에 중독됐다는 비판도 있지만 그들이 남긴 풍부한 문화와 위대한 업적은 마야인들이 그저 쓸모없는 술꾼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발체나무 껍질과 꿀로 만든 술, 발체. 출처>구글 검색


마야인들의 거주 지역은 과테말라와 벨리즈 전역과 멕시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의 일부에 집중되었는데 마야 문명은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BC 2000년경에 시작되어 실제 도시는 BC 750년 경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 수세기 동안 마야 문화는 전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문명 중 하나로 꼽혔지만 9세기 경에 실질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다른 문명과 마찬가지로 마야 문명도 종교의 역할이 크긴 했지만 특이하게도 중독을 통해 영과 직접적인 대화가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즉 인간의 생로병사와 곡물의 수확, 전투, 자연재해 등을 이해하기 위해 술을 마심으로써 신과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뿐만 아니라 신과 접촉하기 위해 담배나 마술 버섯(Magic Mushroom), 나팔꽃 종자 등 환각 식물들을 이용하기도 했다. 실제로 담배를 뜻하는 영어 시가(Cigar)’가 마야어로 빨다라는 의미의 시가(Xigar)’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발체의 신, 아칸. 출처>구글 검색


마야인들이 가장 즐겨 마셨던 술은 발체(Balche)였다. 발체는 발체 나무의 껍질과 꿀을 혼합〮발효해서 만든 술로 꿀의 대부분은 바로 발체를 만들기 위해 채취되었고 발체는 신에게 바치는 술이었다. 신에게 발체를 바치는 의식을 행하는 동안 마야인들은 밤새워 술을 마셨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신과 접촉할 수 있었다. 마야인들에게 아칸은 그들이 즐겨 마시는 술 발체의 신이기도 했다.  


마야인들에게 발체는 신의 술이자 가장 대중화된 술이긴 했지만 스페인 정복자들 눈에는 그야말로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독에 불과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엄격한 가톨릭 신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발체의 주조를 금지하면서 한 때 전통주의 명맥이 끊어지긴 했지만 지금도 과거 마야인들이 거주했던 유카탄 반도 지역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발체가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아칸은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지어진 이름인데 마야어 아칸은 트림하다라는 의미로 현대 영어로는 벨치(Belch)’와 같은 뜻이다. 이런 이유로 스페인 정복자들은 마야인들의 술의 신 아칸을 로마 신화 속 술의 신 바쿠스(Bacchus, 그리스 신화의 디오니소스)에 빗대어 마야의 바쿠스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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