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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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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속 거대한 뱀, 팔락 아라비아 신화에 따르면 팔락Falak은 바하무트Bahamut로 알려진 물고기 아래에 사는 거대한 뱀이었다. 팔락은 에도 위험한 괴물로 언급되었다. 팔락은 모든 것들의 아래에 위치한 일곱 번째 지옥에서 산다. 팔락은 신의 더 큰 힘만을 두려워할 뿐이며 신의 창조 활동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팔락을 전능하다고 묘사하는 것은 잘못되었으며 이런 능력은 그들의 신들에게만 적용되어야만 했다. 팔락은 매우 위험하지만 다행히도 땅 속에서만 머무른다. 끔찍하게 크지는 않지만 충분한 음식과 물이 주어지면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크기로 자랄 수 있다. 팔락은 북유럽 신화의 요르문간드(로키와 앙그르보다 사이에서 태어난 바다 뱀)와 매우 흡사한 괴물일 것이다. 팔락은 엄청나게 강력해 땅과 하..
연인의 은밀한 만남에 분노한 이유 밀회/이반 투르게네프(Ivan Sergeevich Turgenev, 1818~1883, 러시아)/1860년 아득한 옛날, 사산 왕조의 샤리야르 왕은 세상의 모든 부귀와 영화를 누리며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은 엉뚱한 곳에서 찾아오고 말았다. 어느 날 샤리야르 왕은 부인이 흑인 노예와 은밀하게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게다가 샤리야르 왕의 부인은 흑인 노예와 온갖 음탕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분노한 샤리야르 왕은 아내와 흑인 노예를 처참하게 죽이고 그날 이후 여자에 대한 분노에 휩싸여 살게 되었다. 매일 밤 여자를 침실로 들이고는 날이 새기 전 죽이는 일을 반복했다. 이 죽음의 굿판을 멈추게 한 것은 다름아닌 샤라자드(세헤라자데라고도 함)라고 하는 사산 왕조 대신의 딸이었..
코끼리 무덤에 관한 불편한 진실 우리 역사 속에는 지금은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낯선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전해지기도 한다. 하기야 요즘에도 동물외교라는 말이 있으니 낯선 동물들과의 대면은 신비함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듯 하다. 개성의 만부교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옛날부터 동물외교라는 것이 존재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고려를 세운 태조 왕건은 고구려의 옛 영토를 되찾기 위해 북진정책을 추진하고 있었다. 태조 왕건의 북진정책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나라는 다름아닌 거란이었다. 당시 거란은 세력이 점차 커지고 있던 나라로 거란은 당이 멸망하고 혼란에 빠져있던 중국을 공격할 목적으로 고려에 유화책으로 사신과 낙타 50 마리를 보내왔다. 그러나 태조 왕건에게 거란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나라였다. 고구려를 ..
음란패설에서 배우는(?) 고달픈 삶의 유머와 재치 다음 사전에서 음담패설(淫談悖說)을 찾아보니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란다. 영어로는 'dirty jokes', 직역하면 '더러운 농담' 정도라고나 할까? 아무튼 음담패설은 사람 사는 곳이라면 빠질 수 없는 대화의 소재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장려할 수도 없는 게 음담패설은 어쩌면 대화의 계륵(鷄肋)이 아닐까?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를 대할 때면 음란패설을 떠올리게 된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千一夜話]의 '밤 夜'를 '요염할 冶'로 바꾸어 속되고 음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방송 제목이나 에피소드를 [천일야화]로 짓곤 한다. 그러나 [아라비안 나이트]를 단순한 외설이나 음란패설로 받아들인다면 문화적 차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너무 편협함을 자조할 수밖에 없다. [아라비안 나이트..
교과서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은 인류 최초의 대서사시 우룩의 왕 길가메시(Gilgamesh)는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죽음을 불사한 모험을 했다. 그의 또 다른 자아(自我)이자 친구인 엔키두(Enkidu)와 함께... 과연 그는 모험을 통해 불사의 무엇을 구했을까? 세상 어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길가메시였지만 결국 그도 반신반인(半神半人)인, 인간의 숙명을 갖고 태어난 죄로 생물학적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맞다 생물학적 죽음일 뿐이다. 그가 그토록 욕구했던 ‘영원한 생명’은 4,000년 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흙 속에 잠들어 있었지만 21세기 나와 함께 호흡하고 있으니 어쩌면 그의 불같은 꿈이자 욕망이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불사의 생명을 얻고자 끝없는 여행을 했던 길가메시의 땅에 지금은 사치스런 ‘영원한 생명’보다 내일의 태양마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