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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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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을 그릴 수 없었던 한 만화가의 절규 직선과 독가스-병동에서/임철우/1984년 생각해 보세요. 난 지금껏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이 평범하고 소박한 생활을 해왔습니다. 그야말로 약하고 힘없는 소시민 그대로지요. 게다가 보시다시피 겨우 오십 킬로그램 근처에서 체중기가 바늘이 왔다 갔다 하는 타고난 약골인 데다가 아직껏 닭 한 마리도 목 비틀어 죽여본 적이 없는 겁쟁이입니다. - 중에서- 그야말로 소시민이었던 이 남자가 지금은 정신병동에서 감호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끊임없이 숨통을 조여오는 독가스에 자기의 일은 물론 일상마저 위협받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이 독가스의 정체는 군대에 있을 때 사방을 밀폐시킨 천막 안으로 방독면을 쓴 채 오리걸음으로 들어가 훈련조교들의 명령에 따라 방독면을 벗은 이삼 분 동안에 눈물 콧물 질질 흘렸던 기억을 떠..
영화 '혹성탈출'은 '행성탈출'로 다시 써야 다음 두 신문 기사 중에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가 있다. 비단 신문만이 아니다. 우리 자신도 잘못된 용어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자주 사용하고 있는 단어들이다. 힌트를 조금 주자면 과학용어다. 풀무원이 유산균 발효음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두부 나물 등 신선식품을 주로 취급했던 풀무원이 라면ㆍ시리얼 시장에 이어 유산균 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12일 "풀무원녹즙이 주도하고 있는 유산균 발효음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 `식물성 유산균 명일엽`을 출시한 풀무원녹즙은 지난달에는 `식물성 유산균 마`를 내고 제품 라인업을 넓혔다. 그동안 방문판매만 해왔지만 최근엔 자신들이 운영하는 친환경 식품매장 `올가`에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다른 유통채널도 확대하고 ..
한국언론은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개는 왜 짖는가/송기숙/1983년 지난 5월16일 아침 조선일보의 인터넷판인 조선닷컴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승의 날 학생들 앞에서 학교 폭력을 일방적으로 교사 탓으로 돌린 발언이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비판 기사를 내보냈다. 서울시는 즉각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조선닷컴이 보도한 박원순 시장의 스승의 날 발언은 명백히 사실과 전혀 다른 왜곡보도로 정정보도 요청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조선닷컴이 해당 기사를 삭제함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다. 문제의 발언은 이랬다. 스승의 날인 15일 강남중학교를 방문한 박원순 시장은 한 학생이 학교폭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학교폭력 참 이해가 안가요. 그건 전적으로 성인들의 잘못이라고 저는 생..
한 장의 사진이 되살린 잊혀진 기억들 #1. 오후 5시가 가까와 오자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급해지기 시작한다. 어떤 이는 살 것 없는데도 열린 가게를 들어가는가 하면 어떤 이는 잽싸게 골목길로 줄행랑을 친다. 가방을 둘러맨 학생들은 이도저도 못하고 우왕좌왕이다. 순간 어디선가 애국가가 들려온다. 사실은 사방에서 들리는 소리다. 세상은 애국가를 빼면 그야말로 정적만이 남는다. 거리 위의 모든 이들이 동작그만을 한다. 어린 학생들과 어른들은 가슴에 손을 올린다. 교복에 모자를 쓰고 있는 어느 고등학생은 거수경례를 한다. 몇몇 아이들은 골목으로 몸을 피한 친구의 몸짓에 웃음을 참지 못하고 연신 입술을 삐죽거린다. 옆에 서있던 아저씨가 눈치를 준다. 이내 긴장하고 웃음을 참는다. 애국가가 원래 이렇게 길었던가! 마음 속으로 애국가를 부르..
G20정상회담이 되살린 21세기 속 20세기 대한민국 기대와 설레임으로 맞이했던 새 천년의 축포가 터진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한 세기도 다 못 채우고 사는 게 인간인데 두 세기의 역사를 경험하게 됐으니 이만한 행운도 흔치 않을 듯 싶다. 옛 사람들은 강산이 10년에 한 번 변한다 했다지만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라면 족히 두 세 번은 옷을 갈아입었을 세월이다. 21세기가 불과 10년이 지났을 뿐인데 20세기가 흑백TV 속 세상으로 추억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늘 추억여행에는 애틋함이 있다. 따뜻함이 있다. 그런데 여기 되살리고 싶지 않은 추억들이 있다. 그러나 매일같이 재현되는 악몽같은 추억여행에 미래마저 뿌연 안개 속으로 사라질 듯 꺼져가는 불빛이 애처롭다. 최근 몇 년 새 '대한 늬우스' 속으로 들어가 버린 현실은 를 통해 절정으로..
<SBS 클로징 멘트>는 비겁한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다 참여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 언론은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연일 코드인사를 외쳐댔다. 그러던 코드인사가 이명박 정부 들어 사라진지 오래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는 공정한 탕평인사를 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무리하게 자기 사람만 앉히려다 보니 위장전입은 경범죄 축에도 못든다는 비아냥마저 듣고 있다. 그래도 대통령은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이런데도 대한민국 언론은 꿀먹은 벙어리다. 신문방송 어디에도 진지한 비판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방송은 비판적인 연예인들의 직장을 빼앗고 보수신문들은 이들을 향해 좌파라는 주홍글씨 새기기에 여념이 없다. 정부에 비판적인 시사 프로그램들도 보수언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 언론의 비열한 생존방식인지..
MB가 부르는 "IT강국, 아 ~ 옛날이여 ~" 법원의 한명숙 전총리에 대한 '곽영욱 뇌물수수 사건' 무죄 판결이 서울시장 선거판을 요동치게 하고 있다. 한명숙 전총리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가 불안해서였을까? 이번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한명숙 전총리에 대해 실패한 정부의 실패한 총리일 뿐이라고 했다. 자나깨나 전정권 흠집내기로 떡고물이라도 책겨먹을 궁리만 하고 있는 이들이 안스럽게 느껴진다.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여정부가 잘했냐 못했냐를 두고 왈가왈부하기에 앞서 최소한 현 정부와 한나라당만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전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규정하려면 적어도 현정부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어야 함은 당연지사. 그러나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이명박 정부가 참여정부보다 잘한 게 있다면 ..
능지처참-중국의 잔혹성과 서구의 시선 ■티머시 브록 외 지음■박소현 옮김■너머 북스 펴냄 한겨레 신문을 구독한 지 꽤 오래되었다. 인터넷 시대에 왠 신문을 구독해서 읽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활자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그래도 인터넷이 세상을 많이 바꿔놓긴 했나보다! 옛날에는 이른 새벽 주택가 골목에 들어서면 대문마다 신문 몇 부씩은 놓여있곤 했었는데... 또 내가 인터넷의 유혹에도 신문을 끊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책 섹션 때문이다. 한겨레는 매주 토요일마다 [책과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화제의 책이나 신간을 소개해 주고 있다. 단순한 책 소개에 그치지 않고 작가 인터뷰나 명사들의 서평이 함께 실려있어 내가 읽지 못하고 있는 또 다른 책을 간접적으로나마 읽을 수 있어 좋다. 그렇지만 여기에 소개된 책을 거의 구매해 본 적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