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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5.13 사과하면 끝? 홍익대 김호월 교수와 '도행역시' (16)

초나라 오자서는 자신의 아버지와 형제가 초평왕에게 살해되자 오나라로 도망쳐 오왕의 신하가 되어 초나라를 공격했다. 전쟁에서 승리한 오자서는 아버지와 형제의 원수를 갚겠다며 죽은 초평왕이 무덤을 파헤쳐 그의 시체를 꺼내 채찍으로 삼백 번 내리쳤다. 이 소식을 들은 오자서의 친구 신포서는 오자서의 행위를 나무라는 편지를 보냈고, 오자서는 그때서야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미 날이 저물었는데 갈 길은 멀어서 도리에 어긋나는 줄 알지만 부득이하게 순리에 거스르는 행동을 했다(吾日暮道遠 吾故倒行逆施)"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도행역시(倒行逆施)는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이 뽑은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이기도 한 도행역시는 박근혜 정부의 순리를 거스르는 역사 후퇴를 경계하는 의미가 담겨 있기도 하다. 도행역시를 사회적인 의미로 해석해서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지만 도행역시 본래의 뜻은 말 그대로 인간은 본디 순리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순리에 맞게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순리란 삶의 최고 가치인 '사람'과 사람의 최고 가치인 '생명'에의 존중과 경외일 것이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막말을 퍼부었던 김호월 홍익대 교수가 '죄송해서 죽고 싶은 마음'이라며 사죄했다고 한다. 김호월 교수의 막말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이미 보도된 김 교수의 막말을 다시 되새기는 것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는 이중의 고통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인간을 가르는 어떤 기준에도 불구하고 사람의 생명만큼은 존중되고 지켜져야 하지만 김 교수의 막말은 인간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도리마저 저버렸다는 점에서 오자서가 복수를 위해 이미 죽은 시체를 꺼내 채찍질을 했던 것만큼이나 파렴치한 행위였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옛말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고 했다.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각각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는 말과도 통한다. 말은 그 사람의 내면을 밖으로 표출하는 가장 확실하고도 결정적인 도구다. 그만큼 신중해야 되고 그만큼 언어의 선택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 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비록 사과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막말로 상처를 입은 유가족들의 고통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나라 속담인지 성경 구절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고 했다. 말의 힘이 이 정도다.

 

이 참혹하고 절망적인 시기에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모습이 지나친 희망이 아니길 진심으로 바라고 또 바란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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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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