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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강아지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진짜 이유 때마침 우연히 상경하여 내 그림을 보시게 된 백부님께서는 “지금 이 필법을 계속 다듬어서 니 것으로 만들어라” 하시면서 칭찬해 주셨는데 내색은 하지 않았으나 어쩌면 끊어졌을지도 모를 당신의 필맥(筆脈)이 조카에게 대물림되는 순간을 만끽하듯 흡족한 미소를 지우며 한참을 보고 계셨다.공모전에 입선한 뒤끝이라 그림이란 것이 별것 아니구나 하는 안이하고 건방진 생각이 한동안 나를 지배하고 있었는데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이렇게 미련하고 어리석은 착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천방지축 날뛰는 젊음 때문 이었을 것이다. -목포시민신문, 2012년 11월5일 인터넷 기사 중에서- 경험이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을 살아가는데 소중한 삶의 지혜를 제공해준다. 경험은 판단의 기준이 되기도 ..
대(大)를 위해 소(小)는 희생되어야만 하는가 곽학송의 /1953년 역사는 자기희생을 무릎쓴 영웅들의 피로 전진한다고들 한다.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일지도 모르겠다. 대(국가, 민족...)을 위해 소(개인)를 희생한 영웅들의 삶은 늘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들의 삶은 교과서 속에서 추앙의 대상이 되고 개인의 삶은 그들의 그것으로 개조되기를 강요받기도 한다. 물론 교육적 차원에서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 당연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 한 사람의 영웅을 만들기 위해 쓰러져간 수없이 많은 개인들은 기억하지 않는다. 소수의 영웅들이 교과서를 점령하는 사이 이름없는 개인들의 삶은 그 가치마저 왜곡되기도 하고 폄하되기 일쑤다. 특히 거대한 국가적 담론 앞에서 늘 개인은 대를 위한 소의 희생양이 되어야 하지만 결코 숭고한 희생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