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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10 21세기 자본론, 부의 불평등을 해소할 대안은 있을까 (2)

프랑크 J. 엘가(Frank. J. Elgar)등이 국제 학술저널인 『국제 공중보건』에 실은 '학교폭력과 살인, 소득불평등의 관계'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소득불평등이 높으면 학교폭력 경험률도 높게 나타났다. 또 국가의 소득격차가 클수록 학교폭력 경험률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소득불평등지수가 10% 악화되면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2.9%, 가해경험은 2.5%, 가해와 피해 중복경험은 4.0%씩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 논문이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부의 편중에 따른 소득불평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만큼은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국가마다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로 성과를 거뒀다는 얘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승자독식의 자본주의가 영속되는 한 결코 풀 수 없는 숙제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소득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자들에게 소득의 최고 80%를 과세해야 한다.'며 잔인한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도전한 젊은 경제학자의 책이 전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책 제목도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연상시키는 <21세기 자본론>이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집필할 당시인 19세기의 소득불평등이 21세기 들어 더 교묘하고 잔인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파리경제대학 교수인 토마스 피케티(Thomas Piketty)가 쓴 <21세기 자본론>(원제: 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외에서 들려오는 이 책에 관한 논쟁이 연일 국내 언론에 소개되면서 국내 예비 독자들도 한층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어떤 부분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일까?

 

▲<21세기 자본론>과 저자 토마스 피케티 


경향신문에 따르면 <21세기 자본론>을 둘러싼 논쟁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즈(FT)'가 촉발시켰다. FT는 피케티가 불평등 심화의 근거로 제시한 데이터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피케티가 원본 자료를 스프레드시트에 잘못 입력하거나, 부정확한 수식을 사용했고 일부 데이터는 의도적으로 유리한 것들로만 골라 적용했고, 원자로 없이 가공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FT의 이런 지적에 대해 피케티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제학자로 알려진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여러 종류의 자료를 인용해 진행하는 연구라면 있을 수 있는 데이터 조정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또 예일대의 데이비드 캐머런 교수도 <21세기 자본론>의 일보 오류에도 불구하고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는 전체적인 추세는 사실이라며 피케티를 옹호하고 나섰다. 

 

한편 보수적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피케티의 주장이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지적한다. 하버드대의 그레고리 맨큐 교수는 피케티의 결론은 억측이라며 자본이익률이 경제성장률보다 크다는 것에서 부의 세습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결론은 너무 광범위해 보인다고 반박했다. 또 마틴 펠드슈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피케티의 '부자들에게 소득의 최고 80%를 과세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가난의 지속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훈련 정책, 높은 경제성장이지 부자의 돈을 거의 몰수하다시피 하는 세금정책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아직 국내에 소개되기 전이지만 국내 언론과 학자들이 <21세기 자본론>을 바라보는 시선도 해외 학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벌써부터 보수언론과 학자들은 폄하하기에 바쁘고 반대로 진보언론과 학자들은 자본주의의 맹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있다는 찬사 일색이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자본주의가 진화할수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과 이의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 훈련 정책, 높은 경제성장률이 가난을 벗어나게 해주었을지는 모르지만 불평등의 심화를 완화시켰다고까지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난하지는 않아도 시간이 흐를수록 상대적 박탈감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의 실체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지 싶다. 무려 600쪽이 넘는다고 하니 경제 문외한이 필자가 제대로 읽어낼 수나 있을지. 엄청난 인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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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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