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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왜 탈출을 꿈꾸는가 산/이효석(1907~1942)/1936년 196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시작된 산업화는 섬유나 의류봉제공업 등 경공업을 중심으로 본격화되었다. 경공업이 발전하기 위한 핵심은 충분한 인력 공급이었다. 1980년대 중반까지 농촌은 산업화 시대 도시에 생긴 국가공단의 주요 인력 공급처였다. 너나 할 것 없이 도시로 떠났다. 도시 변두리가 농촌에서 올라온 젊은이들로 넘쳐나는만큼 농촌은 노인들과 빈집들만이 늘어났다. 산업화라는 명목으로 농촌은 국가정책으로부터도 철저하게 무시되었고 남아있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은 더 이상 농촌 마을에 내걸린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깃발이 아니었다. 농촌경제는 그야말로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었고 전통은 구시대 악습 취급을 받았다. 더..
무서운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그 남자의 정체는 강성은 시인의 '겨울방학' 목포에서 뱃길로 2시간. 어릴 적 기억으로는 2시간이 훨씬 넘었던 것 같다. 육지로 나오는 일이 연중행사보다 더 더물었을만큼 낙도 중의 낙도가 내 고향이다. 중국 쪽에서 들리는 닭우는 소리에 잠을 깨고, 중국 쪽 하늘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저녁 때가 되었음을 안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있을 정도로 오지 중의 오지였다. 하기야 바닷가에 산 친구들에 따르면 태풍이 불 때면 중국 어선들이 정박했다고 하니 실제로 중국이 그리 멀지 않은 섬임에 틀림없었다. 육지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었는데도 대부분이 농사를 생업으로 삼고 살았기 때문에 태풍 때문에 중국 사람들을 봤다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호기심으로 귀를 쫑긋하기에 충분했다. 변변한 장난감 하나 구하기 힘들었던 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