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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4.12 오리온, 오줌에서 태어나 별이 된 거인 (11)

밤 하늘을 바라볼 때마다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어릴 적 보았던 밤 하늘이 아니어서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밤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은 어릴 적 꿈의 대명사였다. 황사니 미세먼지니 해서 요즘 밤 하늘은 달만 덩그러니 떠 있고 별은 좀체 보이질 않는다. 도시의 밤 하늘은 더더욱 그렇다.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온 자연의 대상이 바로 밤 하늘의 별이다. 별을 바라보며 운명을 점쳤고 먼 바다의 여행자에게는 별이 길라잡이 역할을 했다. 또 별을 보며 변치 않을 우정을, 사랑을 약속한다. 수만 년의 인류 역사에서 수많은 변화가 있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별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나마 겨울은 별을 많이 볼 수 있는 계절이다. 밤이 길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겨울이 차고 건조한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 변화가 심한 대기의 흐름 때문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오리온 자리는 화려하고 밝아서 겨울철 별자리의 왕자로 불린다. 또 오리온 자리는 거인이나 용감한 사냥꾼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데 여름철에는 오리온 자리가 사라지고 전갈 자리가 나타난다고 한다. 한편 별자리 오리온은 오줌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우리아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신화 속에 그 답이 있다.


 ▲오리온의 죽음을 슬퍼하는 아르테미스. 사진>구글 검색

 

그리스 신화에서 오리온(Orion)은 거인 사냥꾼이다. 오리온은 엄청난 괴력과 함께 잘생긴 얼굴로 제우스 못지 않게 여성 편력이 심했다고 한다. 오리온의 탄생에 관련해서는 다양한 설들이 전해지고 있다. 오리온의 탄생과 관련된 첫 번째는 그리스 코린토스 만 동북쪽에 있는 보이오티아의 히리아 시를 건설한 히리에우스 왕의 아들이라는 설이다. 히리에우스 왕은 아들이 없었는데 제우스와 헤르메스, 포세이돈에게 제물을 바치며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었다. 세 신이 가르쳐 준 아들을 낳는 방법은 다소 황당했다.

 

히리에우스 왕이 황소 가죽에 오줌은 눈 뒤 땅에 묻어 놓으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9개월 후 황소 가죽을 묻었던 땅에서 사내아이가 태어났는데 이 아이가 오리온이었다. 히리에우스 왕은 아 아이가 오줌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오줌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우리아에서 착안해 이름을 오리온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래서 오리온은 히리에우스의 아들이자, 제우스의 아들이기도 하고, 포세이돈과 헤르메스의 아들이라고 한다. 또 하나는 포세이돈과 미노스의 딸 에우리알레의 아들이라는 설이 있다. 그렇다면 오리온은 어떻게 해서 밤 하늘의 별이 되었을까?

 

오리온은 시데(Side)라는 여인과 결혼해 두 딸 미네페와 메티오케를 낳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데는 오만하게도 헤라 여신과 아름다움을 겨루다 여신의 분노를 사 타르타로스로 떨어졌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오리온은 아내를 잃자 마자 디오니소스의 아들이자 키오스 오이노피온 왕의 딸 메로페와 사랑에 빠졌다. 하지만 오이노피온 왕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리온이 탐탁치 않았다. 오이노피온의 반대에 부딪친 오리온은 술에 취해 메로페를 겁탈했고 이에 분노한 오이노피온 왕은 오리온을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리온은 다행히도 헬리오스를 만나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신탁을 듣고 헤파이스토스의 대장간에서 만난 소년 케달리온의 안내를 받아 동쪽으로 가서 헬리오스를 만나 시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오리온 자리. 사진>구글 검색


그렇다고 해서 제우스의 씨를 받은 오리온의 여성 편력이 여기서 끝날 리 없었다. 오리온은 크레타 섬으로 가서 달의 여신이자 사냥의 여신인 아르테미스와 사냥을 즐겼다. 하지만 젊은 남자만 보면 욕정이 치솟는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눈에 띤 것이 문제였다. 에오스는 오리온을 납치해서 델로스로 데려갔다. 분노한 아르테미스는 오리온을 활로 쏴 죽였다고 한다. 자신과 닮은 오리온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긴 제우스는 오리온을 밤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오리온의 여성 편력은 끝이 없다.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와도 연인 사이였다는 설도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의 오빠인 아폴론은 바람둥이인 오리온이 탐탁치 않았던 모양이다. 아폴론은 오리온에게 전갈을 보내 그의 발꿈치를 찔러서 죽게 했다. 이후 아폴론은 오리온과 전갈을 모두 밤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신화에 의하면 겨울철 오리온 자리에 여름철에는 전갈 자리가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아폴론이 오리온을 직접 죽이지 않고 아르테미스를 이용했다는 설도 있다. 아폴론은 아르테미스에게 바다 위에 떠 있는 둥근 물체를 맞출 수 있겠냐며 아르테미스의 실력을 폄하했다. 화가 난 아르테미스는 화살을 날려 그 둥근 물체를 맞췄는데 알고 보니 바다를 걷고 있던 오리온의 머리였다. 연인을 잃은 아르테미스는 제우스에게 부탁해 오리온을 밤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한편 오리온은 사냥할 때마다 사냥개 시리우스(Sirius)프로키온(Procyon)을 데리고 다녔는데 이 개들도 나중에 밤 하늘의 큰 개 자리작은 개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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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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