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안

(2)
불안과 위기를 조장하는 사회에의 역습 열린 유리문/사키(Saki, 1870~1916, 버마) 한 소녀가 있었다. 베라라는 이름을 가진 이 소녀에게는 특별한 재능이 있었다. 짧은 순간에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었다. 열여섯 살에 불과했지만 순발력과 재치가 뛰어나 그 재능을 잘만 키운다면 장차 세계적인 소설가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어쨌든 소녀의 창작 능력과 입담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한 청년을 공포와 불안에 떨게 만들고 말았다. 사키의 소설 의 분위기는 학창 시절 들었던 어디에나 있었던 학교 괴담처럼 괴기스럽고 공포스럽다. 결국 소녀의 꾸며낸 이야기였다는 마지막 반전이 있기 전까지는 말이다. 누나의 소개로 새플턴 부인을 방문한 프램튼 너틀은 부인을 기다리는 동안 소녀로부터 이 집 특히 열린 유리문에 얽힌 사연을 듣게 된다. 사연은 ..
자살을 보는 삐딱한 시선, 과연 바람직한가 정미경의 /2012년 작년은 우울한 날의 연속이었다. 작년 이맘때 쯤이었을 것이다. 내가 일하고 있는 물류센타에서 배송기사 한 명이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입기사로 들어온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을 때였다. 처음 인사를 나눴을 때 어딘지 모르게 거리감을 느끼게 했고 눈에는 늘 고단한 삶의 흔적들이 맺혀있는 것처럼 보였다. 왜 그랬을까? 삶의 끈을 잡을 힘조차 없을 정도로 그렇게 힘들었을까? 이래저래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또 한 번 자살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번에는 늘 나와 출퇴근을 같이 하던 동료였다. 가끔씩 자신을 둘러싼 힘겨운 삶의 얘기들을 털어놓긴 했지만 그럴수록 더 웃고 누군가에게 더 살갑게 다가서려고 노력하던 친구였는데…. 한동안 직장 내에서는 두 건의 자살 사건이 화제의 중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