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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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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니스 신화의 원형이 된 두무지와 인안나 신화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미소년 꽃미남을 꼽자면 나르키소스와 아도니스를 들 수 있다. 이 두 꽃미남의 공통점을 들자면 하나는 여신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죽어서 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나르키소스는 숲의 요정 에코의 사랑을 거부한 채 그녀를 타인의 말만 따라하는 메아리로 만들어 버렸다. 한편 아도니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꽃미남의 운명은 그리 길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신화 속에서는 영원한 꽃미남의 대명사로 남겨두었으니 비극 아닌 비극이지 싶기도 하다. 에코의 사랑을 거부했던 나르키소스는 연못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반해 끝내 연못 속에 빠져죽었고 훗날 그 자리에 수선화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연인 아..
고대인들은 왜 충치가 생긴다고 생각했을까 이범선의 소설 에서는 주인공 철호의 고난을 치통으로 형상화한다. 치통을 끝내는 방법은 앓는 이를 빼면 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은 철호 앞에 펼쳐진 고난의 연속을 상징한다. 철호는 아내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삶에 대한 의욕으로 발치를 결정한다. 그러나 출혈 때문에 양쪽 어금니를 동시에 빼서는 안 되는 것을 병원을 옮겨가며 양쪽 다 빼고 만다. 치통이 사라진 철호의 미래는 과연 밝은 세상의 그것이었을까. 소설은 철호가 과다출혈로 택시 안에서 죽어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치통. 그것은 통증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다. 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일까 한 번 충치로 이를 앓게 되면 통증도 통증이지만 온 신경이 바짝 긴장해서 세상이 다 노랗게 보인다. 차라리 아프기만 하다면야 어떻게든 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