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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05 다이달로스, 자만에 빠졌던 천재의 비극

【그리스 신화】아리아드네Ariadne의 실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 테세우스가 괴물과 싸우기 위해 미궁으로 들어갔을 때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몸에 실을 묶고 미궁 밖에서 실타래를 푸는 방식으로 테세우스가 무사히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했다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어떤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아리아드네의 실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면 서양이나 동양이나 사람들의 생각은 크게 차이가 없나 보다. 감겨있거나 헝클어진 실의 첫 머리를 실마리라고 하니 말이다. 어쨌든 테세우스는 탈출했지만 미궁[迷宮, Labyrinth]은 그 길이 하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누구든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사건의 해결이 요원할 때 미궁에 빠지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미궁을 처음으로 만든 자가 바로 그리스 신화 속 건축가이자 조각가이며 공예가였던 다이달로스Daidalos였다. 그렇다면 다이달로스는 어떻게 미궁을 만들게 됐을까?

 

다이달로스, 한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미궁을 만들다

 

고대 크레타의 왕 미노스Minos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다. 왕비 파시파에Pasiphae가 반인반수의 아들 미노타우로스Minotauros를 낳은 것이다. 백성들이 볼까 두려워했던 미노스 왕은 어떻게든 미노타우로스를 숨겨야만 했다. 그 전에 파시파에가 반인반마의 아들을 낳은 것은 황소와의 불륜이었지만 사실은 포세이돈Poseidon이 미노스에게 내린 저주였다. 둘째였던 미노스가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포세이돈에게 간청해 바다 위로 신성한 황소를 떠오르게 해서 백성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노스는 이 신성한 황소를 포세이돈에게 제물로 바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신성한 황소 대신 평범한 소를 대신 제물로 바쳤다. 분노한 포세이돈은 주술을 걸어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가 황소와 사랑에 빠지게 했고 그 결과 낳은 아들이 미노타우로스였다.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사진>구글 검색

 

아테나Athena로부터 기술을 배웠던 다이달로스는 직접 설계해서 만든 미궁을 미노스에게 선물했고 미노스는 어느 누구도 보지 못하도록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인 황소인 아들 미노타우로스를 미궁에 가두었다. 앞서 얘기했듯이 누구도 나오지 못하도록 만든 미궁을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도움을 받아 탈출했다고 했는데 실은 아리아드네도 미궁 설계자이자 제작자인 다이달로스에게 간청해 그 방법을 알아낸 것이었다. 한편 이 미궁을 탈출했던 자는 테세우스 말고도 한 명 아니 두 명이 더 있었다. 미궁을 만들었던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Icarus였다.  새의 깃털을 모아 날개를 만들어 미궁을 탈출했는데 너무 높이 날지 말라는 다이달로스의 충고에도 하늘을 날고 있다는 신기함에 이카로스는 태양과 점점 더 가까이 비행을 하면서 날개를 봉합하고 있던 밀랍이 녹아 추락해서 죽고 말았다.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 천재적인 재능으로 미궁도 만들었고 또 미궁을 탈출할 수 있는 날개까지 만들었건만 아들의 비참한 최후를 눈 앞에서 지켜봐야만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다이달로스는 아들과 함께 미궁에 갇히게 되었을까?

 

자만에 빠졌던 천재, 과연 그는 행복했을까

 

다이달로스의 조언으로 실타래를 이용해 테세우스를 구출했던 미노스이 딸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가 미궁을 빠져나오자마 같이 야반도주를 하고 말았다. 딸 사랑이 남달랐던 미노스는 실의에 빠졌고 딸에게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던 다이달로스에게 분노했고 그 복수로 다이달로스와 그의 아들 이카로스를 미궁에 가두었던 것이다. 다이달로스가 미노스 왕의 미움을 받았던 것은 단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왕비 파시파에가 황소와 맘껏 사랑을 나눌 수 있었던 것도 다이달로스가 나무로 암소를 만들어 그 속에서 밀애를 즐길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알고도 참았지만 다이달로스로 인해 딸까지 자신을 떠났으니 미노스 왕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천재적 재능을 과신했던 다이달로스의 행각은 이게 다가 아니었다. 아테네에서 태어났던 다이달로스가 크레타 섬으로 온 데는 엄청난 사건이 있었다.

 

아테나로부터 기술을 배웠던 다이달로스는 누이 페르딕스Perdix의 아들 탈로스Talos를 제자로 받아 들였다. 핏줄은 못 속인다고 삼촌 못지않게 조카였던 탈로스의 재주도 여간이 아니었나 보다. 탈로스는 뱀의 턱뼈를 보고 톱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다. 조카의 천재성에 질투를 느낀 다이달로스는 탈로스를 언덕에서 떨어뜨려 죽이고 말았다. 다이달로스의 천인공노할 범행은 곧 발각되었고 아테네로부터의 추방이라는 판결을 받고 크레타 섬으로 오게 된 것이었다. 일설에는 그의 범행이 발각되기 전에 도망쳤다고 한다. 이런 자만심과 질투의 최후가 아들의 죽음이 아니었을까?

 

날개를 만들어 미궁을 탈출한 다이달로스는 자신처럼 자만에 빠진 아들의 죽음을 뒤로 하고 시칠리아에 도착했다고 한다. 그의 천재적인 재능 때문에 과거는 묻힌 채 이 곳에서도 호의호식하며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자신의 자만과 질투 때문에 아들을 잃은 아비가 과연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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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