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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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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실(亡失) 망실(亡失)/문태준/2013년 무덤 위에 풀이 돋으니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것 같아요 오늘은 무덤가에 제비꽃이 피었어요 나뭇가지에서는 산새 소리가 서쪽 하늘로 휘우듬하게 휘어져나가요 양지의 이마가 더욱 빛나요 내게 당신은 점점 건조해져요 무덤 위에 풀이 해마다 새로이 돋고 나는 무덤 위에 돋은 당신의 구체적인 몸을 한 바구니 담아가니 이제 이 무덤에는 아마도 당신이 없을 거예요 *문태준: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199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으로 등단. 시집 , , , , 등이 있음. 송골매의 9집 앨범 중에 '사랑하는 이여 내 죽으면'이란 노래가 있다. 갓 스무살로 접어들 즈음 아직 미치도록 사랑해도 모자랄 그 나이에 왜 이 노래를 흥얼거렸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냥 이별도 아니고 떠난 자..
빛의 제국에 낮과 밤이 공존하는 이유 김연수의 /1995년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한가로이 유형을 즐기고 있다. 집을 찾아 떠나는 철새떼라도 지나간다면 힘찬 날개짓이 선명하게 보일 지경이다. 그런데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하늘을 받치고 서 있는 땅에는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있다. 파란 하늘까지 삐죽이 얼굴을 내민 나무에도, 외로이 서 있는 호숫가 집에도 온통 검은 빛이 가득하다. 다만 어둠을 밝히는 불빛만이 호수에 어른거리고 있을 뿐이다. 어떤 상식과 과학을 동원해도 설명이 안되는 이 그림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 현대미술에서의 팝아트와 디자인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벨기에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프랑스어, René Magritte, 1898~1967)는 초현실주의 작가로 유명하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1954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