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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메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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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데파기아(폭식)와 데메테르(풍요)는 같은 신이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아데파기아Adephagia는 폭식과 과식, 포만감 등의 개념이 의인화된 여신이었다. 이탈리아 반도 남쪽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에 그녀의 신전이 있었다. 그곳에는 곡물(특히 옥수수)의 여신 데메테르 시토스의 동상이 있었다. 이것은 ‘과식’이라는 뜻의 아데파기아가 실제로는 과식이나 폭식보다는 풍성한 수확의 여신으로 간주되었음을 암시해 준다. 다른 그리스 여신들과 달리 역사적으로 아데파기아에 관한 기록이나 이야기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아데파기아 여신에 관해 최초로 언급은 예수의 탄생에 대해 쓴 폴레몬 일리엔시스(Polemon Iliensis, BC 202년~BC 181년)의 논평이었다. 그는 아데파기아 신전을 언급하는 ‘페리에게시세스(Periegesises, ‘여행’이라는 뜻)’이..
오르토폴리스가 데메테르 여신의 손에 자란 이유 그리스 신화에서 오르토폴리스Orthopolis는 시키온(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북안 코린토스의 서쪽에 위치한 그리스 고대 도시)의 12번째 왕으로 63년 동안 재위했다. 오르토폴리스는 시키온의 설립자 아피스의 후손 플렘나이오스의 아들이자 상속자였다. 그는 크리소르테라는 딸을 낳았는데 크리소르테는 아폴론과 함께 시키온 왕실의 계승자 코로노스의 어머니가 되었다. 오르토폴리스가 태어나기 전 시키온에는 불길한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나고 있었다. 플렘나이오스 왕이 자식들을 낳을 때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곤 했던 것이다. 훗날 이를 불쌍히 여긴 데메테르 여신은 낯선 여인의 행색을 하고 시키온 궁전을 찾아가 갓 태어난 왕자를 손수 키워주었다. 오르토폴리스도 여신의 손에 자랐다. 또 다른 신화에서는 시키온의 권좌를 코로노..
리베르 축제 때 갓 성인이 된 소년들이 한 일 로마 신화에서 리베르Liber는 자유와 성욕과 활력의 태초의 신이었다. 그는 남성적 생식력을 상징했다. 리베르는 또 농업의 풍요를 자극하기 위해 발동되는 억누를 수 없는 다산의 신이었다. 그는 로마의 토속신으로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해방감을 가져다 주는 술의 신이기도 했다. 이런 측면에서 그는 그리스의 디오니소스와 동일시되었다. 또 로마의 술의 신 바쿠스의 별칭이기도 했다. 리베르의 배우자는 리베라Libera(그리스 신화의 페르세포네)로 곡물의 신 케레스(그리스 신화의 데메테르)와 함께 평민 계급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다. 흔히 이들을 ‘아벤티노 언덕의 3신’이라고 부른다. 리베르는 정자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씨앗을 보호한다. 리베르 신전은 늙은 여사제들이 관리했다. 리베르를 기리는 축제인 리베랄리아Libe..
두 명의 데모폰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는 두 명의 데모폰Demophon이 등장한다. 그 중 하나는 켈레우스 왕과 메타니라 왕비의 아들 데모폰이다. 데메테르 여신이 하데스에게 납치된 딸 페르세포네를 찾으러 다닐 때 그녀는 도소라는 노파로 변장하고 엘레우시스에 있는 켈레우스 궁전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켈레우스는 노파(데메테르)를 환대했고 자신의 아들 데모폰과 트리프톨레모스를 돌봐 줄 것을 요청했다. 데메테르는 켈레우스의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 데모폰을 불사의 몸으로 만들어 주기로 결정했다. 데메테르는 데모폰에게 신주인 암브로시아를 먹이고 화로에 넣어 필사의 영혼을 태웠다. 어느 날 밤 메타니라가 이 광경을 보고 놀라 소리쳤다. 메타니라의 비명에 놀란 데메테르는 데모폰을 불 속에 떨어뜨렸으며 자기의 정체를 밝혀야만 했다. 신화에 따르..
씨리얼과 데메테르 윌리엄 케이스 켈로그와 존 하비 켈로그 형제는 요양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어느 날 형제는 빵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반죽을 만들던 중 물을 잘못 섞어 반죽이 여러 조각으로 부서지고 말았다. 할 수 없이 형제는 이 조각들을 구워서 환자들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대반전이 일어났다. 빵 대신 내놓은 밀 플레이크(Flake, ‘작은 조각’이라는 뜻)는 바삭바삭해서 환자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윌리엄은 세계 최초의 씨리얼 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가 바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켈로그이다. 켈로그의 콘프레이크는 아직도 씨리얼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다. 씨리얼Cereal은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는 곡물 조각을 말한다. 인류의 곡물 섭취 역사만큼이나 씨리얼의 어원도 아주 먼 옛날로 거슬..
데메테르 ②행복한 내세에의 꿈, 엘레우시스 그리스 신화▶ 제우스의 중재로 페르세포네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머니인 데메테르(Demeter)의 품에 돌아오게 되었다. 즉 밀 파종이 시작되는 10월부터 수확철인 6월까지는 지상에서 생활하게 된 것이다. 데메테르가 딸을 볼 수 있는 이 기간이 대지의 생산력이 가장 활발할 때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데메테르가 납치된 자신의 딸 페르세포네를 찾아 지하세계로 내려가 그녀를 다시 지상에 데려오는 것을 기념하여 테스모포리아(Thesmophoria)라는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 어머니와 딸의 재회를 기념해서인지 이 축제에는 성인 여성만 참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파종과 추수기 두 차례 열렸던 테스모포리아 축제의 하일라이트는 '엘레우시스 신비 의식'이었다. 그리스 신화가 전하는 엘레우시스 신비 의식의 시작은 이랬다. ..
데메테르 ①그녀가 울면 땅도 운다 그리스 신화▶ 데메테르(Demeter, 로마 신화의 케레스Ceres)는 대지의 여신이다. 같은 별명의 가이아가 만물의 근원으로서 대지의 여신이라면 데메테르는 곡물과 땅의 생산력을 관장하는 실질적인 의미의 대지의 여신이다. 그녀의 별명답게 데메테르는 밀 이삭으로 만든 관을 쓰고 양손은 밀 이삭을 쥔 모습으로 표현된다. 올림포스 열 두명의 으뜸신 중 한 명으로 제우스(Zeus, 로마 신화의 유피테르Juppiter), 포세이돈(Poseidon, 로마 신화의 넵투누스Neptunus), 하데스(Hades, 로마 신화의 플루토Pluto 또는 디스Dis)와는 남매지간이고 헤스티아(Hestia, 로마 신화의 베스타Vesta), 헤라(Hera, 로마 신화의 유노Juno)와는 자매지간이다. 이들 남매의 부모는 티탄 신족의..
페르세포네,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 그리스 신화▶몇년 전이었을 것이다. 배우 이준기가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노래를 부르며 한 음료 광고가 있었다. 잘생긴 배우가 나와서 미녀는 다 석류를 좋아한다고 하니 여성들의 손이 해당 음료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미인들이 석류를 좋아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석류에는 비타민과 여성 호르몬이 풍부해 예로부터 '여성 과일'로 불려지고 있다. 양귀비나 클레오파트라도 미용을 위해 매일 석류를 먹었다고 하니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지 싶다. '여성 과일'로써의 석류의 유명세는 신화로부터 출발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스 신화 속 미인 중 한 명인 페르세포네(Persephone, 로마 신화의 프로세르피나Proserphina)가 석류 때문에 겪은 일은 '여성 과일'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신비한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