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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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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소인국은 실제로 존재했을까 늘 바다를 항해하고 싶었던 케임브리지 대학의 의학도 걸리버(Gulliver)는 우연한 기회에 3년 반동안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항해에서 돌아온 후에는 런던에 병원도 차리고 결혼도 했다. 하지만 바다 여행에 대한 걸리버의 욕망은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결국 배의 의사가 되어 바다와 집을 오가던 어느 날 항해 도중 배가 풍랑을 만나 산산조각 났지만 걸리버는 운 좋게도 어느 섬까지 헤엄쳐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리고는 쓰러져 잠이 든다. 잠에서 깨어난 걸리버는 그야말로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온몸은 밧줄로 꽁꽁 묶여있었고 그의 몸 위에는 벌레 같은 인간들이 기어 다니고 있었던 것이다. 벌레 같은 인간들에게는 밧줄이라지만 걸리버에게는 바늘에 꿰는 실에 불과했다. 팔에 힘을 주자 ..
XX다움을 강요하는 사회, 정상일까 다움/오 은/창작과 비평 2013년 가을호 파란색과 친숙해져야 해/바퀴 달린 것을 좋아해야 해/씩씩하되 씩씩거리면 안돼/친구를 먼저 때리면 안돼/대신, 맞으면 두배로 갚아줘야 해 인사를 잘해야 해/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받아쓰기는 백점 맞아야 해/낯선 사람을 따라가면 안돼/밤에 혼자 있어도 울지 말아야 해/일기는 솔직하게 써야 해/대신, 집안 부끄러운 일은 쓰면 안돼/거짓말은 하면 안돼 꿈을 가져야 해/높고 멀되 아득하면 안돼/죽을 때까지 내 비밀을 지켜줘야 해/대신, 네 비밀도 하나 말해줘야 해 한국 팀을 응원해야 해/영어는 잘해야 해/사사건건 따지고 들면 안돼/필요할 때는 거짓말을 해도 돼/대신, 정말 필요할 때는 거짓말을 해야만 해/가족을 지켜야 해 학점을 잘 받아야 해/꿈을 잊으면 안돼/대신..
헌법정신 짓밟은 교학사 교과서 출처: 경향신문 2013년 10월1일/세상읽기/역사학자 전우용 역사란 과거 사실들에 대해 특정한 인간 집단이 공유하는 기억이다. 그런데 어떤 사건을 기억하는 방식이나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누구나 자기 처지와 기준에서 과거를 기억한다. 그러다보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도 ‘역사’는 자주 ‘전쟁’의 원인이 되곤 한다. 많은 언쟁이 “그때 네가 그랬잖아.”라는 말에 대해 “내가 언제?”라고 대답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평생을 함께 산 부부조차 같은 일을 달리 기억하는 탓에 다투는 일이 흔한데, 서로 살아온 경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기억을 요구하는 것은 본래 무리한 일이다. 소수자가 보는 역사, 지배자가 보는 역사, 여성이 보는 역사, 남성이 보는 역사가 다 같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국사’..
1953년 부산과 2011년 대한민국의 끝의 끝 닮은꼴 손창섭의 /1953년 그렇다면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찌하여 그들은 출찰구를 빠져나오자 마자 그렇게 쓱쓱 찾아갈 곳이 있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들은 한 순간에 동지에서 벗어나 그렇게 용감하게 자유를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그들은 이 부산의 끝의 끝, 막다른 끝이란 것을 모른단 말인가. 이 끝의 끝, 막다른 끝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옮기면 바다에 빠지거나 허무의 공간으로 떨어진다는 것을 잊었단 말인가. 그렇지도 않다면 정녕 이 끝의 끝, 막다른 끝까지 온 사람은 중구 자신 뿐이란 말인가. 김동리는 그의 소설 (1955년)에서 한국전쟁 당시 최후의 피난처 부산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끝의 끝. 김동리는 전쟁의 상흔이 남긴 극한의 절망적 상황을 '끝의 끝'이라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