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교통사고

(2)
우리가 사는 곳은 어쩌면 세상 끝 정육점 마지막 정육점/김도연 지음/문학동네 펴냄 삶과 죽음이 그렇게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삶과 죽음이 그토록 확연하게 구별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삶과 죽음이 만나면 한쪽은 침묵하고 한쪽은 통곡을 불러온다는 사실도 처음인 것처럼 선연했다. 삶과 죽음 앞에서 어떤 사람들은 아예 기가 막혀 말도 못 꺼낸다는 점도 처음 알았다. 지금껏 옥자에게 다른 사람의 죽음은 그렇게 멀리 있었다. 그런데 그 죽음 속에 자신이 있었고 또다른 이들의 죽음을 자신이 죽고 나서야 비로소 볼 수 있었다. -본문 중에서- 유폐된 개인과 그 고독이 빚어내는 길 잃은 꿈으로 삶의 지리멸렬함에 균열을 내왔던 작가 김도연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그는 “‘꿈같은 현실’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현실 같은 꿈’”을 드러..
[씁쓸했던 사고 목격담] "무단횡단한 거 보셨죠?" 야간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은 늘 비몽사몽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동료 차를 타고 집 가까운 사거리에서 내렸다. 집까지는 걸어서 10분, 이른 시간이라 지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자꾸 꼬이는 걸음걸이가 창피해서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 한 병을 샀다. 한모금 마시고 나니 잠시 정신이 들었나 싶더니 몇걸음 못가 다시 졸음이 밀려온다. 동네 골목길을 접어드는 마지막 사거리 신호등 아래 멈췄다. 아침 6시 30분, 차도 별로 없고 해서 빨간 신호등인데도 그냥 건넜다. 횡단보도 끝자락에서 인도로 첫발을 내딛는 순간 뒤에서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자동차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들렸다. 정신이 번쩍 들어 뒤를 돌아보니 택시 앞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쓰러져 있었다. 그 여학생은 일어서려고 하는데 몸이 맘대로 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