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강경애

(2)
소금이 조미료? 소금은 생존이다 강경애의 /1934년 내가 태어난 곳은 신안의 작은 섬마을이다. 지금은 어느분 때문에 유명해지기는 했지만 어릴 때만 해도 육지구경은 연례행사가 될만큼 낙도 중의 낙도요, 오지 중의 오지였다. 으레 섬이라면 다들 주업이 어업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섬주민 대다수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비단 내가 태어난 섬만의 특성은 아니다. 굳이 바다와 관련된 업종이 있다면 갯벌이 잘 발달되어 있는 탓에 염전이 많다는 것이다. 세계 3대 갯벌 중 하나인 신안에서 생산되는 소금은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소금 얘기를 시작하려다 잠시 옆길로 새고 말았지만 지금도 소금을 볼 때면 어릴 적 소금창고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에 대한 추억에 잠기곤 한다. 소금의 역사는 지구의 역사다. 또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지구 생성 당시..
어느날 당신에게 10억이 생긴다면 강경애의 /1935년 아무리 '통큰○○○'이 유행이라지만 1억원도 아니고 10억원 이라니 통이 커도 너무 크다. 사실 어느 때부터인지 액수만 있을 뿐 형체도 없는 돈의 가치가 저잣거리 필부의 술안주가 되어버렸다. 허상에 불과한 돈의 가치는 팍팍한 우리네 삶을 그 액수만큼의 무게로 짓누르고 있는 현실이다. 그래도 10억원이라면 아무리 돈의 가치가 아무리 땅에 떨어진 오늘이라도 결코 만만하게 볼 금액은 아니겠지 싶다. 어느날 당신에게 10억원이 생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먼저 힘들었던 과거를 들추어내어 내게 들어온 10억원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 들 것이다. 변변한 도시락 하나 챙겨갈 형편이 못되어 맹물로 허기진 배를 채웠던 학창시절, 양초가 타들어가는 것 처럼 고단한 몸 녹초가 되도록 밥먹듯 반복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