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와 전설

폴리이도스가 글라우코스의 예언 능력을 뺏기 위해 한 일

여강여호 2025. 2. 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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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흔하게 등장하는 이름 중 하나가 글라우코스(Glaucus)일 것이다. 바다의 신, 키메라를 죽인 영웅 벨레로폰의 아버지, 트로이 동맹국인 리키아 군대의 대장 등의 이름이 글라우코스였다. 또 한 명의 글라우코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의 아들이었다. 프로크리스에게 병을 고친 크레타의 미노스 왕은 아내 파시파에와 사이에서 여러 자녀를 낳았는데 그 중 한 명이 글라우코스였다. 글라우코스는 아직 어렸을 때 사라졌는데 쥐를 쫓아 창고로 들어가 꿀 항아리에 빠져 익사했다.

 

글라우코스를 찾을 수 없자 미노스는 아폴로 신으로부터 미노스 소떼 속에서 다른 한 마리를 적절히 비교할 수 있는 자만이 글라우코스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 당시 미노스의 소떼에는 흰색, 빨간색, 검은색으로 색깔이 변하는 송아지가 한 마리 있었지만 크레타의 선견자들은 적절한 비유를 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했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낯선 자가 그 송아지가 뽕나무와 비슷하다며 수수께끼를 풀었다. 뽕나무는 흰색에서 시작해 빨간색으로 변한 다음 마지막에 검은색이 되는 과일이다. 이 낯선 자는 바로 코에라누스의 아들이자 멜람푸스의 후손인 폴리이도스였다. 이 일로 미노스 왕은 폴리이도스에게 아들 찾는 일을 맡겼다.

 

폴리이도스와 글라우코스

 

많은 사람들이 글라우코스가 크레타의 절벽 중 하나에서 떨어져 바다에 빠졌다고 두려워했지만 폴리이도스는 미노스의 궁전을 자세히 살펴보았고 창고에서 올빼미가 벌떼의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을 보았다. 창고를 들여다 본 폴리이도스는 꿀 항아리와 그 안에 빠져 죽은 글라우코스를 발견했다.

 

아들을 찾은 미노스는 폴리이도스에게 글라우코스를 살려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하지만 폴리이도스는 예언자였지 치료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미노스는 폴리이도스가 글라우코스를 살릴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살리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믿고 그를 글라우코스 시신이 있는 창고에 가두었다. 당황한 폴리이도스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뱀 한 마리가 미끄러지듯 글라우코스의 시신에 접근했고 폴리이도스는 칼을 꺼내 뱀이 글라우코스를 물기 전에 죽였다. 얼마 후 또 한 마리의 뱀이 나타나 첫 번째 뱀이 죽은 것을 보고 떠났다가 입에 약초를 물고 다시 들어왔다. 두 번째 뱀은 첫 번째 뱀의 시신을 약초로 덮었고 죽은 뱀은 다시 살아났다. 이 장면을 보고 있던 폴리이도스는 글라우코스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알았고 뱀이 사용한 것과 같은 약초를 글라우코스 시신에 덮었다. 죽은 뱀이 그랬던 것처럼 글라우코스도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미노스 왕은 폴리이도스를 치하하기는커녕 부활한 아들에게 예언 능력을 가르쳐 달라고 요구했다. 폴리이도스는 미노스 왕의 허락 없이는 크레타를 떠날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글라우코스에게 예언 능력을 가르쳐 주었다. 크레타를 떠나던 날 폴리이도스는 배를 타기전에 글라우코스에게 그의 입에 침을 뱉으라고 요구했고 글라우코스는 시킨 대로 했다. 이 행위로 글라우코스는 배웠던 예언 능력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한다.

 

글라우코스에 대한 모호한 언급이 몇 가지 더 있는데 트로이 영웅 아이네이아스를 지하세계로 안내했다는 쿠마에의 시빌(예언자) 데이포베가 글라우코스의 딸이었다고도 하고 바다의 신 글라우코스가 데이포베의 아버지라는 주장도 있다. 이런 언급은 아마도 시빌과 바다의 신의 예언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훗날 글라우코스가 군대를 이끌고 이탈리아로 진군했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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