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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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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칼라포스, 고자질의 댓가는? 그리스 신화▶어릴 적 으스름한 저녁녘에 부엉이를 본 적이 있다. 어릴 적 으스름한 저녁녘에 올빼미를 본 적이 있다. 부엉이도 보았고 올빼미도 보았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떤 것이 부엉이고 어떤 것이 올빼미였을까 궁금하다. 동네 형들이 그냥 부엉이라고 해서 부엉이인 줄 알았고 올빼미라고 해서 올빼미인 줄 알았다. 그래서 찾아보니 부엉이와 올빼미 모두 영어 표현이 'Owl'이란다. 참 신기할 노릇이다. 분명 어릴 적 둘 다 본 적이 있는데 이제는 어느 것 하나 결코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찾아보니 부엉이는 귀깃이 있고 올빼미는 없다고 한다. 그래도 헛갈리기는 마찬가지다. 어릴 적 듣던 부엉이는 길조였던 것 같다. 재물을 가져다 준다나. 반면 올빼미는 아이들 눈을 파먹고 산다느니 해서 약간..
스틱스, 약속 함부로 하지 마라 그리스 신화▶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사람이 죽으면 아케론(Acheron, 슬픔의 강), 코키투스(Cocytus, 탄식의 강), 플레게톤(Phlegethon, 불의 강), 레테(Lethe, 망각의 강), 스틱스(Styx, 죽음의 강)라는 다섯 개의 강을 차례로 건너야 비로소 저승에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다섯 개의 강을 건너는 의식은 이승에서의 삶을 정리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특히 스틱스는 그리스 신화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스틱스는 오케아노스와 테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3000명의 딸들 중 첫째다. 스틱스는 티탄 신족의 팔라스와 결혼해 니케(승리), 크라토스(힘), 비아(폭력), 젤로스(질투) 등 개념이 의인화된 신을 낳았다. 다른 설에 의하면 스틱스는 밤의 신 닉스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의 딸로 페이라..
닉스와 에레보스,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그리스 신화▶그리스 신화에서 밤의 여신 닉스(Nyx)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Erebus)는 각각 밤과 어둠을 의인화한 개념이다.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Hesiodos, B.C 7세기경)의 에 따르면 닉스와 에레보스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카오스로부터 생겨났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에로스와 함께. "맨 처음 생긴 것은 카오스고 그 다음이 눈 덮인 올륌포스의 봉우리들에 사시는 모든 불사신들의 영원토록 안전한 거처인 넓은 가슴의 가이아와[길이 넓은 가이아의 멀고 깊은 곳에 있는 타르타라와] 불사신들 가운데 가장 잘생긴 에로스였으니, 사지를 나른하게 하는 에로스는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가슴 속에서 이성과 의도를 제압한다. 카오스에게서 에레보스와 어두운 밤이 생겨나고…" -헤시오도스의 (도서출판 숲) 중에..
판도라가 연 상자 속 희망의 정체 그리스 신화▶시작이 늘 생동감 넘치고 활기에 찬 이유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망고문이라는 말도 있듯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사회에서 희망은 개인을 절망보다 더한 고통을 안기게 될 수도 있다. 2018년은 시민 모두가 희망을 품고 그 희망이 온전히 실현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최초의 여자 판도라(Pandora) 이야기의 결말은 희망이다. 하지만 판도라 상자 속의 희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판도라는 제우스의 기획된 작품(?)이었다 사실 판도라는 제우스가 철저하게 기획한 작품(?)이었다. 그리스 신화 최고의 신 제우스는 수 십명의 여신과 인간과 관계를 맺은 난봉꾼이기도 했지만 인간에게는 어떤 신보다 잔인하기도 했다. 최초로 인간을 만들 때 에..
어리석음의 대명사, 에피메테우스 서양속담에 '선물 든 그리스인을 조심하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호의적인 태도로 위장한 적을 조심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속담의 어원은 저 멀리 신화 속, 아니면 역사 속 트로이(Troy)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에게해를 사이에 두고 미케네를 중심으로 한 그리스 연합군과 현재 터키를 중심으로 한 트로이군이 10년에 걸쳐 벌인 전쟁이 트로이 전쟁이다. 하지만 지루했던 전쟁의 종말은 싱겁기 그지 없었다. 그리스 연합군이 목마 속에 30여 명의 전사를 숨기고 침입해 기습작전을 펼쳐 트로이는 패망하게 된다. '선물 든 그리스인을 조심하라'에서 선물은 '트로이 목마'를 의미한다. 그리스 신화 속에도 선물을 잘못 받아 어리석음의 대명사가 된 이가 있다. 그는 선물을 잘못 받기도 했지만 선물을 잘못 주기도 했..
황금을 지키는 괴물, 그리핀 누구나 한번쯤 하늘을 나는 꿈을 꾸어 보았을 것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Ⅲ'의 특수부대원들처럼 말이다. 영화에서 특수부대원들은 윙수트(WingSuite)를 입고 전투기와 나란히 비행을 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영화에서처럼은 아니지만 스포츠와 레저로 윙수트를 입고 '인간새'를 꿈꾸는 많은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윙수트가 이제는 군사용으로도 제작되고 있다. 기존의 낙하산을 대체할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육지와 하늘을 오가는 강력한 군사시스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독일의 한 벤처기업이 군사용으로 만든 윙수트 이름이 '그리폰'이라고 한다. 그리폰(Griffon)은 그리핀(Griffin), 그리피오스(Gryphios), 그리페스(Grypes), 그라이프(Greif) 등 ..
클로리스, 꽃집에 요정이 살고 있다 1979년 충북 청원군 두루봉 동굴에서 4만년 전 구석기 시대 유물이 발견되었다. 당시 구루봉 동굴에서는 다섯 살배기 어린 아이 유골도 함께 출토되었는데 유골을 덮은 흙 속에서 국화꽃 가루가 나왔다고 한다. 당시 발굴에 참가했던 고고학자들은 평소 구석기인들이 먹다 남은 꽃씨를 유골에 뿌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사후 세계에서도 안락한 삶을 바랐던 구석기인들의 간절한 마음이 표현된 현장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죽음이라는 가장 슬픈 순간에 꽃을 바치는 장례 문화가 구석기 시대부터 존재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쁘게 존재했단 사라지는 것이 꽃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가장 슬픈 순간에는 애도의 표현으로 꽃을 바치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에도 꽃으로 마음을 표현한다. 흡사 그 순..
하늘을 나는 말, 슬레이프니르와 페가수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억울하게 피해를 본 동물이 있다. 바로 말[馬]이다. 게다가 귀족 스포츠라는 승마와 얽혀 있으니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역[驛]의 한자 표기에서 보듯 말은 예로부터 인간에게는 주요한 교통 수단의 하나였다. 전쟁에서는 무기 이상의 역할을 했던 것이 말이었다. 오히려 어떤 동물보다 신성시했던 게 말이었다. 하루에 천리나 달린다는 전설의 말 '천리마'가 있었고 용의 모습을 갖춘 '용마'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주나라 목왕이 곤륜산의 서왕모를 만나기 위해 타고 갔다는 수레를 끈 동물도 말이었는데 여덟 필로 '팔준마'라고 불렀다. 발이 흙에 닿지도 않았고, 그림자보다도 앞서 달렸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날개를 갖고 있기도 했고, 구름을 타고 달리기도 했다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