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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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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과 카산드라, 누가 국민을 카산드라로 만드는가 재정 위기를 필두로 시작된 그리스 경제 위기 당시 두 명의 전직 장관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한 명은 2001년 연금 개혁안을 내놓았다가 여야 모두의 비난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타소스 야니치스 전 노동장관이었고 또 한 명은 야니치스 노동장관의 개혁안을 유일하게 찬성했던 알레코스 파파도풀로스 전 재무장관이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그리스의 경제 위기를 예견하고 기득권층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동료 정치인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심한 구타와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 이들의 예견을 무시했던 그리스 정부는 경제 위기의 긴 나락으로 추락했고 세계 언론은 이 두 전직 장관을 ‘카산드라 정치인’이라고 불렀다. 비단 그리스의 이 두 정치인만 카산드라일까? 세월호 참사와 경주 지진을 겪..
아폴론과 다프네, 월계수가 된 사랑 【그리스 신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마라톤이다. 마라톤 우승자에게는 명예와 영광의 상징인 월계관을 씌워준다. 흔히 월계관은 월계수 잎으로 만든 것으로 생각하나 고대 그리스 올림픽 제전에서는 올리브 가지를 엮어 월계관을 만들었다. 월계수 잎으로 월계관을 만들어 승리자에게 씌워준 것은 고대 그리스의 피티아 제전이었다.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올리브 가지로 월계관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 올림픽에서는 그 지역의 생태계에 맞는 식물로 월계관을 만든다고 한다. 가령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쓴 월계관은 참나무 가지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계관이 상징하는 명예와 승리의 의미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월계관이 이런 의미를 갖는 데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폴론..
프로메테우스는 어떻게 저항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리스 신화]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너는 살찌고/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거북이야!/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푸로메디어쓰/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푸로메드어쓰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이었던 윤동주의 시 '간'은 조선의 식민지화를 보고 시인 자신의 희생적인 모습을 묘사해 양심의 회복을 노래하고 있다. 시 '간'에 담긴 윤동주의 저항의식은 '푸로메드어쓰'로 형상화된다. 푸로메드어쓰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시 창작 당시의 표기법이다..
화요일의 신, 티르 [북유럽 신화] 그 유명한 달마대사였지만 그가 혜가 스님을 만나기 전에는 제자가 없었다. 아니 제자를 두려고 하지 않았다. 온 세상이 눈으로 하얗게 뒤덮인 겨울 어느날 혜가가 소림사를 찾았다.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달마대사는 제자가 되기를 청한 혜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눈을 붉게 만들 수 있겠느냐?"라고. 마법을 쓰지 않고서야 어떻게 눈을 붉게 만들수 있겠느냐마는 달마대사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통과해야 할 관문이었다. 혜가는 질문을 받자마자 차고 있던 칼로 자신의 왼팔을 잘라 흰눈을 붉게 물들여 보였다. 당황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달마대사는 이런 혜가를 제자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수행승이었던 혜가 스님은 속세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팔을 바친 것이다. 물론 세속의 고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