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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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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 세월호 망각에 강스파이크 누구보다 뜨거운 심장을 가졌고 누구보다 분노했다. 아니 여전히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분노한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온 데는 이름없는 민초들의 불의에 맞서는 뜨거운 심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누구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보다 훨씬 더 나아갈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 또한 존재한다. 늘 2% 부족한 마무리. 그것은 바로 뜨거워지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식어가는 분노 즉 망각 때문이다. 친일파 청산이 그랬고, 민주화 과정이 그랬다. 친일파와 권위주의 집단은 여전히 사회 기득권 세력을 형성하고 있고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쟁취(?)했고 기회만 되면 건국절 운운한다. 제대로 청산하지 못하고 피로감이니 뭐니 하면서 눈감아 주었던 불의는 잠시 몸을 숨기다 '이때다' 싶으면 거대한 조직이 되어 반격..
수요일의 신, 오딘 일(日), 월(月), 화(火), 수(水), 목(木), 금(金), 토(土). 동양의 요일이 음양(일,월) 오행(화,수,목,금,토)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웬만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모두 아는 지식이다. 그렇다면 선데이(Sunday), 먼데이(Monday)로 시작하는 서양의 요일은 그 기원이 어디일까? 신화를 빌어 요일 얘기를 하고자 한다. 첫번째로 살펴볼 요일은 수요일(水曜日, Wednesday)이다. 막연하게 어릴 적 들었던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란 노래가 생각나서 왠지 친근감이 느껴져서다. 결론부터 말하면 서양의 수요일(Wednesday)는 북유럽 최고의 신 오딘(Odin)에서 비롯됐다. 주로 게르만 민족이 섬겼던 신으로 고대 인도어로는 보탄(Wuotan)이라 불렀고, 고대 영어로는 보딘(Woden)..
가이아와 우라노스, 그리스 신화의 시작을 알리다 [그리스 신화] 서양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은 대지의 신[母神] 가이아Gaia로부터 시작된다. 가이아는 자신이 낳은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us와 결합해 크로노스Kronos와 제우스Zeus에 이르는 그리스 신화의 핵심 계보를 형성한다. 즉 제우스를 기준으로 크로노스, 우라노스는 각각 아버지, 할아버지에 해당한다. 태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광활하고 어두운 혼돈Chaos이라 불리는 허공만이 있었다. 이 혼돈의 허공 속에서 최초의 창조의 힘이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모신 가이아였다. 가이아에 관한 기록은 BC 700년 경의 그리스 시인이었던 헤시오도스Hesiodos의 ('신의 계보'라고도 한다)에 잘 묘사되어 있다. 태초의 창조자 가이아는 지상과 지하에 각각 에로스Eros와..
비라코차, 창조신인 그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 콘 티키 비라코차Con Ticci Viracocha, 투누파 비라코차Thunupa Viracocha, 비라코차 파차야차치크Viracocha Pachaya-chachic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비라코차Viracocha는 잉카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이다. 비라코차는 태초의 암흑의 시간과 공간을 지나서 티티카카 호수에서 솟아난 잉카의 창조신이자 태양신이다. 잉카 몇몇 지역에서는 창조신을 '땅과 시간을 만든 자'라는 의미의 파차카막Pachamac으로 부르기도 한다. 티티카카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낸 비라카차는 거인족이었던 최초의 인류를 창조했다. 최초의 인류는 일정 기간 동안 암흑 속에서 생활했는데 어느날 비라코차는 자신이 창조한 최초의 인류에 실망해 홍수를 일으켜 그들을 익사시키고 돌로 만들고 말았다. 하..
신농, 현진건의 설렁탕이 떠오르는 건 【중국 신화】인력거꾼 김첨지는 그날 따라 운이 좋았다. 손님이 줄을 잇고 자신의 구역이 아닌 곳에서도 손님을 태웠다. 그야말로 행운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이런 행운에도 불구하고 김첨지에게는 알 수 없는 불안이 엄습해 오고 있었다. 아내는 열흘째 아파 누워 있었고 세 살배기 아이는 아픈 엄마 젖이나 빨며 굶주리고 있을 터였다. 게다가 아내는 아침에 일을 나서는 그를 말리기까지 했다. 소설에서 불길한 예감은 늘 틀리는 법이 없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고주망태가 된 김첨지는 집으로 갔다. 불길한 예감을 애써 지우려는 듯 누워있는 아내를 일부러 걷어 차보기도 하고 소리도 질러보지만 아내는 이미 주검이 되어 있었고 아이는 죽은 엄마의 빈 젖을 빨다 지쳐 탈진해 있었다. 김첨지는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푸념을..
에우리노메와 오피온은 왜 그리스 신화에서 잊혀졌을까? 【그리스 신화】태초에 우주는 혼돈Chaos이라 불리는 허공만이 존재했다. 그리스 신화의 시작은 이 혼돈의 허공 속에서 창조의 힘이 출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그리스 신화에서 흔히 알고 있는 창조의 힘이 바로 지모여신地母女神 가이아Gaia다. 크로노스Kronos와 제우스Zeus를 비롯한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 계보가 모두 가이아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여러 고대 그리스 문헌에 따르면 가이아 말고도 또 다른 창조의 힘 즉 창조신이 등장한다. 물론 현재 그리스 신화에서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의 또 다른 버전에는 가이아에 해당하는 창조의 여신 에우리노메Eurynome가 등장한다. 에우리노메는 태초의 뱀 오피온Orphion과 결합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한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