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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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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분수를 아는 사랑 봄밤/권여선/2013년 두 수의 비의 값을 분수라고 한다. a/b라는 식으로 표현하며 a를 분자, b를 분모라고 한다. 분자가 분모보다 작은 분수를 진분수, 분자가 분모보다 큰 분수를 가분수라고 한다. 파고 들어가면 더 골치가 아플터, 분수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시키면 아니 적용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분자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놓고 분모에 그 사람의 나쁜 점을 놓으면 그 사람의 값이 나오는 식. 물론 장점이 많은 사람이면 그 값은 1보다 큰 가분수가 될 것이고, 지나치게 단점만 많은 사람이라면 진분수가 될 것이다. 톨스토이의 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톨스토이는 왜 혁명가 노보드보로프를 하위 수준의 혁명가로 간주했을까? 노보드보로프는 혁명가들 사이에서 대단한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또 훌륭한 학자..
과학적으로 밝힌 한글의 언어학적 가치와 탁월함 한글의 발명/정 광 지음/김영사 펴냄 한글 연구의 차원을 바꾼 심도 깊은 역작. 한글 제정의 동기와 목적, 발명에 참여한 인물과 제정 시기부터 한글이 과학적인 이유와 영향을 받은 문자까지. 기존 한글 연구의 맹목적 정설을 뒤집는 과학적 연구. 그동안 학계가 다루어온 한글에 대한 모든 쟁점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영명하신 세종대왕이 사상 유례없는 독창적 글자를 만드셨다’는 신화를 넘어, 과학적이고 이론적 바탕 위에서 한글의 역사적 의미와 언어학적 가치, 탁월함을 밝힌다. 한글, 왜 만들었는가 한글은 한자음의 발음을 표기하기 위한 발음기호로 만든 것이다. 원나라가 성립하고 이전 중국어와 발음이 전혀 다른 한아언어(漢兒言語)가 대두되면서 중국의 한자음과 우리 한자음이 크게 달라져 소통에 어려움이 따랐다...
장맛비보다 더 짜증나는 것 윤흥길의 소설 는 이렇게 시작된다. ‘밭에서 완두를 거둬들이고 난 바로 그 이튿날부터 시작된 비가 며칠이고 계속해서 내렸다. 비는 분말처럼 몽근 알갱이가 되고, 때로는 금방 보꾹이라도 뚫고 쏟아져 내릴 듯한 두려움의 결정체들이 되어 수시로 변덕을 부리면서 칠흑의 밤을 온통 물걸레처럼 질펀히 적시고 있었다.’ 그렇다. 소설 속 표현처럼 장마는 늘 음침하고 스산하다. 하지만 올 장마는 비도 그렇게 많이 내리지 않고 평년보다 늦게까지 장마가 지속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어야 할 소나기가 오히려 습도만 높여 불쾌지수가 상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어젯밤 일할 때도 그랬다. 낮 동안 덮혀진 땅을 채 식히기도 전에 한바탕 쏟아지고 만 소나기 때문에 땅에서는 연기처럼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몸뚱이는..
천재 과학자 뉴턴이 범죄 수사관이었다고? 뉴턴과 화폐위조범/토머스 레벤슨 지음/박유진 옮김/뿌리와이파리 펴냄 1695년, 53살의 아이작 뉴턴은 이미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명성이 자자한 상태에서 뜻밖의 전직을 했다. 연금술을 평생 은밀히 연구해오다 신경 쇠약에 걸린 후 위안을 찾던 뉴턴은 대학 생활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간 혁신적인 발견을 수차례 해낸 곳 케임브리지를 뒤로하고 런던으로 가서 영국 조폐국 감사직을 맡았다. 그런 뉴턴보다 먼저 런던으로 간 또 다른 천재가 있었으니 바로 범죄자 윌리엄 챌로너였다. 화폐 위조에 비상한 재주를 갖춘 덕분에 챌로너는 런던 암흑가에서 급부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챌로너는 만만찮은 신임 조폐국 감사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현대적 의미의 화폐가 막 등장하고 있던 17세기 런던의 법정과 거리에서 두 사람의 ..
연인의 달콤한 속삭임, 그런데 왜 나는 눈물이 날까? 비르지니와 폴/빌리에 드 릴아당(Villiers de Lisle-Adam, 1838~1889, 프랑스) 18세기 인도양 한가운데 있는 섬 일드 프랑스(지금의 모리셔스)에 달콤한 사랑에 빠진 폴과 비르지니라는 선남선녀가 살고 있었다. 평민 집안의 아들이었던 폴과 달리 비르지니는 부유한 귀족 집안의 딸이었다. 평민과 귀족이라는 신분 차이도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지는 못했다. 두 집안은 신분 차이를 넘어 스스럼없이 지냈고 폴과 비르지니도 마치 친남매처럼 지내며 성장했고 점차 나이가 들면서 둘은 사랑의 열병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귀족 집안이었던 비르지니는 정식 교육을 시키고 재산을 상속시키겠다는 백모의 부름을 받고 본국인 프랑스로 떠나게 되었다. 비르지니는 폴만 섬에 남겨두고 떠나는 게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관계에 대하여 자노와 콜랭/볼테르(Voltaire, 1694~1778, 프랑스) 우리나라에서는 '싸롱'이라는 이름으로 다방이나 양주집, 접대부가 있는 술집 정도로 위상이 낮아졌지만 원래 '살롱Salon' 문화는 프랑스 문화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8세기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살롱 문화는 귀족 부인들이 자기 집에 문화계 명사들을 불러 문학이나 도덕에 관해 자유롭게 토론을 벌였던 풍습으로 고전주의 문학의 바탕이 되었다. 요즘 유행하는 소통과 공론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사회학자 위르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 1929~)에 따르면 18세기 살롱은 문예와 정치 비판의 중심지였으며 부르주아 공론장의 맹아였다. 하지만 살롱 문화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부정적인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