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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꼬시다', '삐지다'도 공문서에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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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유혹할 때 '꼬시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엄밀히 따지면 '유혹하다'와 '꼬시다'는 미세한 의미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꼬시다'는 일상에서는 자주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유혹하다'의 비속어 취급을 받아 공식 문서나 여러 사람에게 내보이는 글에는 선뜻 쓸 수 없는 단어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꼬시다'라는 말도 모든 문서 형식에 쓸 수 있게 됐다.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에 따르면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으나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던 '삐지다, 놀잇감, 속앓이, 딴지' 등 13 항목의 어휘를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내용의 「2014년 표준어 추가 사정안」을 발표하고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http://stdweb2.korean.go.kr/main.jsp)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1999년에 국민 언어생활의 길잡이가 되는 「표준국어대사전」을 발간한 이후 언어생활에서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단어들을 검토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는데 그 결과 지난 2011년에 '짜장면, 맨날, 눈꼬리' 등 39 항목을 표준어로 추가하였으며, 올해 다시 '삐지다, 놀잇감, 속앓이, 딴지' 등 13 항목을 표준어로 추가하게 되었다. 이번에 추가된 표준어는 올해 8월 29일 국어심의회(위원장 서정목)을 통과하면서 최종 확정된 것으로서, 그동안 국립국어원이 어문 규범과 「표준국어대사전」의 보완을 위해 시행해 온 어휘 사용 실태 조사와 말뭉치 검색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 빈도가 높고 표준어로 인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은 단어들을 선별한 것이다.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먼저 현재 표준어로 같은 뜻으로 널리 쓰이는 말을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이렇게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삐지다, 눈두덩이, 구안와사, 초장초, 굽신거리다' 등 모두 5개 항목이다.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는 것은 '발음이 비슷한 단어들이 다 같이 널리 쓰이는 경우에는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표준어 규정」의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이미 써오던 것('삐치다')과 추가로 인정된 것('삐지다')을 모두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표준어를 익히기 위해 따로 수고를 들일 필요 없이 둘 중 선호하는 어휘를 자유롭게 사용하면 된다.

 

둘째, 현재 표준어와는 뜻이나 어감이 달라 이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다. 그동안 '놀잇감'은 '장난감'으로 써야 했으나 '놀잇감'과 '장난감'은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놀잇감'을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렇게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놀잇감', '개기다', '사그라들다', '속앓이', '허접하다', '딴지', '섬찟', '꼬시다' 등 모두 8 항목이다.

 

한편 국어심의회에서는 'RADAR(radio detecting and ranging)'의 한글 표기로 '레이다'와 '레이더'를 복수로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원어 발음이 인 것을 반영하여 '레이다'를 기본적인 표기로 새로 인정하되 교과서 등에서 그동안 널리 써온 '레이더'도 관용적인 표기로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또 국립국어원은 언어 사용 실태 조사 및 여론 조사를 통하여 국민의 언어생활에 불편한 점이 없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규범에 반영함으로써 국민들이 국어를 사용할 때에 더욱 만족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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