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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벼룩시장이 플리마켓으로 둔갑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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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서 생활소비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DIY와 핸드메이드 관련 전시회가 개최된다. < 열정> <창작>을 매개로 다양한 DIY 부자재들과 핸드메이드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이번 ‘2014 DIY 핸드메이드 플리마켓’ 전시회(www.diyhandmade.co.kr) 11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송도는 인천은 물론 서울과 주변지역의 소비와 트랜드를 흡수하고 여가와 문화공백을 채워주는 새로운 소비거점으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경향신문 인터넷판 2014 924일 기사 중에서-

 

온갖 종류의 중고품을 팔고 사는 시장을 벼룩시장이라고 한다. 경제 상황이 힘들어지면서 뜨는 시장이지만 사실은 알뜰한 살림 운영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벼룩시장은 영어의 플리마켓(flea market)’을 직역한 단어로 벼룩(flea)이 생길 정도로 사용하지 않고 오래 묵은 제품들을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내다 파는 시장이라는 뜻에서 유래된 단어다. 하지만 최근 벼룩시장이라는 우리말 대신 플리마켓이라는 원래 영어를 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말 발굴과 보급에 힘써야 할 언론에서조차 벼룩시장 대신 플리마켓을 사용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 우리말을 버리고 외국어나 외래어를 쓰는 것이 세계화의 본질이 아니지 않은가 말이다.

 

▲벼룩시장 풍경. 사진>뉴시스 

 

국립국어원(원장 민현식)이 ‘우리말 다듬기(malteo.korean.go.kr)’ 누리집을 통해 국민들로부터 제안받은 다듬은 말 후보 중에서 말다듬기위원회 회의를 거쳐 이번 달의 다듬은 말로 선정한 우리말 중에 벼룩시장이 포함되어 있다는 현실이 다소 황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나 외래어를 써야만 더 세련됐다고 생각하는 세태가 한심할 뿐이다. 이 밖에도 국립국어원이 선정한 이 달의 다듬은 말은 플리마켓의 경우처럼 벼륙시장이라는 우리말이 통용되고 있으나 미디어의 영향으로 외국어 사용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단어들이 대부분이다

 

‘음료수를 마시는 데 쓰는, 굽이나 손잡이가 없고 밑이 편평한 컵’을 가리키는 ‘텀블러(tumbler)통컵으로 다듬었고, ‘정서 안정(심신 이완), 관상, 공기 정화, 조경, 취미 생활, 식재료 수확 등의 목적을 위해 베란다, 사무실, 정원 또는 채소밭 등에서 화초나 채소를 가꾸는 활동’인 ‘가드닝(gardening)생활 원예, 생태를 뜻하는 ‘에콜로지(ecology)’와 가방의 ‘백(bag)’이 합쳐진 말인 ‘에코백(eco-bag)친환경 가방으로, ‘안 쓰는 물건을 공원이나 길거리 등에 갖고 나와 매매나 교환을 하는 시장’을 말하는 ‘플리마켓(flea market)벼룩시장으로, ‘인체의 허벅지 뒤쪽(또는 넓적다리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을 뜻하는 ‘햄스트링(hamstring)허벅지뒷근육이나 허벅지뒤힘줄로 각각 다듬었다.

 

▲허벅지뒷근육 부상으로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아깝게 은메달에 그친 양학선 선수 

 

양학선의 금메달 전망은 결국 리세광보단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햄스트링 부상은 도마와 같이 도약 종목에 임하는 선수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햄스트링은 동작을 멈추거나 속도 감속, 방향 전환을 쉽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부위를 다치면 선수는 도약과 착지에 애를 먹게 된다. 도마 선수가 도약하고 착지할 때는 코어 부분과 함께 허벅지 근육이 상당히 중요하다. 햄스트링은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과 힘줄을 일컫는 데 이 부위에 손상이 가면 선수는 도약과 착지시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이데일리 인터넷판 2014922일 기사 중에서-

 

국립국어원 말다듬기위원회는 의미의 적합성, 조어 방식, 간결성 등을 기준으로 제안어들에 대한 다듬은 말을 선정하는데 특히 ‘가드닝’에 대해서는 원어의 뜻을 살려 ‘정원 가꾸기’로 다듬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생활 원예’를 최종적인 다듬은 말로 선정했는데 ‘가드닝’이 정원 가꾸기만이 아니라, 취미 생활, 식재료 수확 등 여러 목적을 위하여 생활 속에서 화초나 채소를 가꾸는 일을 폭넓게 가리킨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체조의 신이라 불리는 양학선 선수로 인해 널리 알려진 ‘햄스트링’은 정확하게는 ‘허벅지 뒤의 힘줄’을 뜻하는데, ‘허벅지 뒤의 근육’을 지칭하는 ‘햄스트링 머슬’의 줄임말로도 자주 쓰인다. 따라서 힘줄을 가리킬 때에는 ‘허벅지뒤힘줄’, 근육을 가리킬 때에는 ‘허벅지뒷근육’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다듬은 말들은 다음과 같이 활용할 수 있다.

  • 요즘은 커피 등 음료를 구입할 때 일회용 컵 대신 개인 통컵(←텀블러)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음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커피 전문점이 많다.
  • 실내에 만든 작은 정원으로 느낄 수 있는 생활 원예(←가드닝)의 소소한 즐거움, 마음만 먹으면 스티로폼 상자 하나만으로도 만끽할 수 있다.

  •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기 위하여 주부들이 주로 들던 친환경 가방(←에코백)이 이제는 20~30대 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까지 사랑받고 있다.

  • 이날 열리는 벼룩시장(←플리마켓)에서는 사 놓고 입지 않은 옷이나 사용한 적이 없는 물건, 자신이 직접 만든 수제품 등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할 수 있다.

  • 운동선수들에게 흔한 허벅지뒷근육(←햄스트링) 부상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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