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살아있는 자의 책임

반응형

진실에는 항상 서로 다른 양쪽의 첨예한 대립이 존재한다. 진실을 숨기려는 자와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 역사는 그렇게 진실을 가운데 둔 공방으로 발전해 왔다. 진실이 폭로되는 순간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꽃이 제대로 개화한 때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는 진실을 두고 벌어지는 공방이 혼란을 부추긴다고 말한다. 하지만 당장의 혼란을 감내하지 못한다면 역사는 늘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다 지쳐 결국에는 퇴보의 길로 추락하고 말 것이다.

 

함께 여행을 하는 사이 여우와 원숭이가 서로 뼈대 있는 집안임을 자랑하며 겨루었습니다. 길가의 어느 지점에 다다르자 원숭이가 그곳을 골똘히 바라보며 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우는 웬일이냐 물었지요. 원숭이는 거기 있는 무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거느리던 노예와 자유민의 무덤을 보고 어찌 곡을 참을 수 있겠어요."

여우가 말했습니다.

"실컷 거짓말을 해봐요. 그들이 일어나서 그렇지 않다고 할 리는 없으니까." -민음사 <이솝 우화집> 중에서-

 

 

요즘 진실을 밝혀야 할 사건들이 많다. 물론 진실을 숨기려는 또는 은폐하려는 음모나 시도가 공존하는 것도 현실이다. 세월호 참사가 그렇고, 군 의문사가 그렇다. 진실은 죽은 자만이 알고 있다. 진실과 함께 묻힌 그들을 역사의 한가운데로 불러내고 명예를 회복시켜 줄 책임과 의무는 살아있는 자의 몫이어야 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