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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문인들 "반성없는 권력에 맞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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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인들이 분노와 슬픔을 표현하는 일이 작가의 몫이라며 국민의 편에 서지 않는 권력을 향해 끊임없이 맞설 것임을 선언했다.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 소속 문인 754명은 2일 서울 서교동 인문까페 창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는 이런 권력에 국가개조를 맡기지 않았다라는 제목으로 시국 성명서를 발표했다.

 

소설가 황석영, 시인 이시영, 평론가 황현산 등 문인들은 세월호가 침몰한지 한 달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참담한 광경들을 거듭 목격하고 있다며 우리의 삶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례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절실히 깨닫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에 분노하는 시민들을 향해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돌아서서는 통제와 억압을 진두지휘하는박근혜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문학인 시국선언. 사진>미디어 오늘 

 

총리를 바꾸고, 정부 부처를 자르고 기워 개편하는 장막을 치는 것으로 우리가 겪은 참담한 재난을 해결할 수 없으며 생명보다 이윤이 우선시되고,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모든 가치를 줄 세우는 세상에서 우리의 삶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참사의 책임을 묻는 일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일과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며 참사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의 공공성을 되찾는 일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우리의 대책이라고 호소했다.

 

또 문인들은 미처 말이 되지 못한 분노와 슬픔을 표현하는 일이 작가의 몫이라며 상처를 가리고 말을 통제하는, 반성없는 권력을 향해 끊임없이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문학의 언어를 두려워 할 줄 아는 권력정권의 안위가 아니라 위임받은 권력의 책임에 민감한 정부를 원한다고도 했다. 즉 이 정부를 허용하고 방임한 책임이 우리에게도 있다며 정부의 책임과 자격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거리의 시민을 감금하고 시인의 입을 틀어막는 데 법이 소용되는 이 나라의 폭력과 야만을 규탄합니다.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자들이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나서는 오만과 착각을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누가 그들에게 그럴 권리를 주었단 말입니까. 위임받은 권력으로 국가를 참칭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우리는 그 착각을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적 가치만 지킬 것을 요구합니다.” –문학인 시국선언문 중에서-

 

마지막으로 문학인들은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에게 명령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유가족과 사회 구성원의 힘으로 밝히는 데 협조할 것. △생명을 죽이는 모든 정책과 제도를 해체할 것. △공공재와 공유지를 정부가 나서서 보호할 것. △정치권력과 관료사회에 누적된 부정과 부패와 거짓을 낱낱이 단죄할 것. △거리와 광장에서 경찰을 모두 철수시킬 것. △그리고 이 명령을 지체 없이 따를 것. 

만일 권력이 시민들의 자존을 겁박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우리의 생명과 일상을 위협하는 모든 부정에 맞설 것이며, 우리의 미래와 사랑을 자본에게 통째로 맡기는 걸 방관하지 않을 것이며, 인간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라면 피 흘리는 걸 두려하지 않겠다며 박근혜 정부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대책을 요구했다.

 

 

문학인들은 문학은 본래 세상의 모든 약한 것들을 위한 것이고 세상의 가장 위태로운 경계에 대한 증언

라며 무책임한 정부에 맞서 싸우는 것이야말로 문학의 윤리이며 문학이 말하는 자유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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