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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정몽준 아들의 미개한 국민 글,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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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는 총체적으로 부실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문제가 아니라 안전 불감증 자체를 의식하지 못하게 만든 우리 사회 시스템의 문제인 것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다. 물론 승객들을 남겨두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승무원들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살인 행위다. 전세계 해난 사고의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있는 '버큰헤이드의 전통(사고시 여자와 아이 먼저)'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나라는 선박 사고시 선장과 승무원의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니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 총체적인 부실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바로 대통령이다. 우리나라는 전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강력한 대통령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번 사고에 대처하는 정부 기관들의 혼선도 대통령이 국가 행정의 전권을 쥐락펴락 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각 부처마다 충성경쟁에 혈안이 돼 있으니 정작 중요한 실종자 구조에는 제대로 된 묘안을 내놓지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대책없는 대책 본부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무리 직접적인 잘못이 아니더라도 대통령은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한다. 그래서 대통령은 이런 비난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한 것이다. 그런데 SNS상에서 피끓는 실종자 가족들이 대통령에게 항의한 것을 두고 차마 해서는 안될 말을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안그래도 유언비어가 난무해 실종자와 사망자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오늘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대통령도 거짓말과 유언비어의 진원지를 끝까지 추적해 책임을 지게 하겠다고 천명한 마당에 유명 정치인 아들이 실종자 가족을 두고 '미개한 국민 정서'라고 비난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고 한다.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 아들인 정예선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이라며 실종자 가족들을 비난했다.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하잖아 ㅋㅋㅋ.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요구)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되는거지"

 

그러면서 '경호실에서는 경호 불완전하다고 대통령한테 가지 말라고 제안했는데 대통령이 위험 알면서 방문을 강행했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물론 아버지인 정몽준 예비후보의 위치를 생각하면 진짜일 수도 있겠지만. 선거를 앞두고 악재를 만난 정몽준 예비 후보는 황급히 사과했지만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없는 짓이며 아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지만 엄연한 성인이고 또 성인이기 전에 이번 사고로 실종된 학생들과도 비슷한 또래로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참담하기 그지 없다. 아버지 덕에 그의 말대로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들'을 얼마나 많이 가봤는지 모르겠지만 그 국가들도 지금 우리나라처럼 재난구조대책이 이렇게 무대책인지 묻고 싶다.

 

국민 모두가 실종자의 생존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이 때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이런 발언들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언급대로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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