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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DJ와 노무현의 부재가 아쉬웠던 청와대 오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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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은 대표적인 사회원로다. 비록 퇴임 후 재야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자의든 타의든 현실정치와 뗄레야 뗄수 없는 위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직', '사회원로'라는 단어에는 한 사회의 어른으로서 사회 갈등을 조정하는 중립적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을 하면서 최근 사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이번 사고를 두고 군당국과 정부의 어설픈 대응으로 시시각각 쏟아지는 갖가지 추측과 시나리오로 어수선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다잡아 보려는 의도였던 것 같다. 그렇지만 초청된 전직 대통령이라곤 전두환 전대통령과 김영삼 전대통령에 불과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런 의도는 온데간데 없고 두 전직 대통령의 청와대 오찬장은 그야말로 북한 성토장이 되고 말았다. 평소에도 북한이라면 핏대를 세우고 달려드는 전직 대통령들이었으니 어느정도 예상했던 발언들이기도 하다.

천안함 침몰 사고에 대한 어떠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부 수구언론과 수구집단들의 전쟁 분위기 조성에 힘만 실어주는 꼴이 되고 말았다. 더 나아가 이들 전직 대통령들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와 새 국방백서에 주적 개념의 삽입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에게 자주국방이란 한낱 거추장스러운 장식품에 불과한 듯 보였다.

특히 이들은 개인적인 악연이라는 심증만으로 천안함 침몰의 원인을 북한 어뢰공격으로 단정지어버려 평소 그들이 평소에 보여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자리였다.


김대중 전대통령과 노무현 전대통령의 부재가 아쉬운 대목이었다.  



상식있는 보수정권(난 수구집단의 진보정권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을 이끌었던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로 인해 청와대 전직 대통령 모임의 목적인 사회혼란에 대한 조언의 균형추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부재는 현재 비난받고 있는 일방적인 국정운영 스타일의 재고에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대통령도 전두환, 김영삼 두 전직 대통령의 전작권 전환 연기와 주적 개념 삽입 요구에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과학적이고 투명하게 조사해서 대응하려 한다"며 애써 한 발 물러서는 대답을 했을까? 

전직 대통령이라는 사회원로의 역할은 자신들의 통치 경험을 바탕으로 실존하는 권력의 편협한 국정운영과 지나치게 과열된 사회 분위기에 적절한 균형추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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