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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인간 몰파디아가 여신 헤미테아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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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몰파디아( Molpadia)는 디오니소스와 아리아드네의 아들인 스타필로스(Staphylus)와 크리소테미스(Chrysothemis, 미케네 왕 아가멤논과 클리템네스트라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세 딸(몰디피아와 파르테노스, 로이오) 중 한 명이었다.

 

아르고스의 건설자 포로네우스의 아들인 리르코스가 소아시아의 나라였던 카리아의 한 도시인 비타스토스에 도착했을 때 로이오와 몰파디아 자매는 리르코스에 반해 사랑에 빠져 버렸고 둘은 리르코스를 사이에 두고 갈등이 잦아졌다. 리르코스는 스타필로스의 손님으로 스타필로스는 리르코스가 비타스토스를 떠나기 전 첫 번째 동침한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았다


 몰파디아 또는 헤미테아. 출처>구글 검색


아들이 없었던 스타필로스는 가문의 대를 이을 손자를 얻기 위해 리르코스를 반갑게 맞이하고 술에 취하게 한 다음 딸 몰파디아와 동침시켰다. 다음 날 아침 술에서 깬 리르코스는 자신의 옆에 몰파디아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자신이 속은 것을 알고는 분노했다. 리르코스는 스타필로스를 찾아가 크게 화를 냈지만 그가 몰파디아와의 동침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리르코스는 분노를 접고 자신의 허리띠를 몰파디아에게 주며 장차 아들이 태어나면 그것을 징표로 자신을 찾아오라고 말하고 비타스토스를 떠났다. 얼마 후 몰파디아는 바실로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성인이 된 바실로스는 어머니가 말한 대로 허리띠를 들고 리르코스를 찾아갔다. 징표를 본 리르코스는 자신의 아들임을 알아보았고 훗날 자신의 왕위를 물려주었다.

 

한편 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의 아들이었던 스타필로스는 포도주를 매우 소중히 여겼는데 어느 날 스타필로스는 몰파디아와 파르테노스 자매에게 포도주를 잘 간수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스타필로스는 포도송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자매는 깜빡 잠이 들어 버렸고 그 사이 돼지가 들어와 단지를 깨뜨리고 포도주를 더럽히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난 몰파디아와 파르테노스 자매는 상황을 파악하고는 아버지의 분노에 두려움을 느껴절벽에서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말았다. 하지만 두 자매의 맏언니 로이오를 사랑하고 있었던 아폴로가 이를 불쌍히 여겨 두 자매를 구해 몰파디아는 카스타보스, 파르테노스는 부바토스의 수호신이 되게 했다고 한다.

 

신의 반열에 오른 몰피디아의 이름은 반인반신이라는 뜻의 헤미테아(Hemithea)로 바뀌었다. 헤미테아는 카스타보스의 수호신이자 치료의 여신으로 숭배를 받았다. 헤미테아는 자신의 신전에 찾아온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 병을 치료해 주었다고 한다. 한편 돼지를 만졌거나 돼지고기를 먹은 사람은 헤미테아 신전을 들어갈 수 없었다. 인간이었을 때 아버지가 소중히 간직했던 포도주를 돼지에게 빼앗겨 더럽히고 말았던 기억 때문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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