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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일본

군국주의 일본이 이용했던 신, 스쿠나히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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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나히코나(少彦名神, Sukunahikona)는 일본 신화에서 유명한 난쟁이 신으로 오쿠니누시(大國主, Okuninushi)를 도와 세계를 창조하고 질병과 야생동물로부터 세계를 지키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한다.

치료의 신이자 술(사케)의 신인 스쿠나히코나는 특히 온천과 깊은 관계가 있다. 스쿠나히코나가 처음 작은 나무껍질 배를 타고 이즈모(일본 혼슈에 있는 도시로 일본 신도의 중심지)에 도착했을 때 거위 피부 즉 온몸에 소름이 돋아 있었다. 그 때 오쿠니누시가 그를 바다에서 건져 주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스쿠나히코나는 오쿠니누시의 뺨을 세게 깨물었다고 한다

도고와 아리마 등 일본의 오래되고 유명한 온천에는 스쿠나히코나에 관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스쿠나히코나가 국가를 세울 땅을 찾아 일본을 떠돌던 중 하얀 증기가 땅에서 솟아오르는 모습을 발견하고 온천을 세웠다는 것이다

난쟁이 신 스쿠나히코나. 출처>야후재팬.

어쨌든 스쿠나히코나의 황당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가미무스비(神産) 신의 중재로  스쿠나히코나와 오쿠니누시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일본의 난쟁이와 요정에 대한 수많은 민간설화의 기원이 바로 스쿠나히코나라고 한다. 자신의 임무를 다한 스쿠나히코나는 수수깡 꼭대기로 기어올라가는 방식으로 인간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런데 가냘픈 수수깡이 튀면서 불사의 땅인 상세국(남방의 섬)으로  내동댕이쳐졌다고 한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와 신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학자들에 따르면 수쿠나히코나는 신라계 신이라고 한다. <고사기>에 따르면 파도 저편에서 물결을 타고 왔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바로 한반도에서 건너갔다는 뜻이라고 한다. 이런 표현은 <일본서기>에도 등장한다고 한다.

한편 스쿠나히코나는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점령지에 건립된 신사에 모셔지기도 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대한제국 시절 일본은 그들의 조상이라고 주장하는 아마테라스를 모신 남산대신궁을 서울에 건립했다. 일제는 이 남산대신궁을 경술국치 이후 경성신사로 이름을 바꿔 일본 국토를 개척했다는 세 신 오쿠니타마, 오나무치노, 스쿠나히코나를 모셨다고 한다. 일제가 침략의 정당성과 한반도가 자신들의 국토임을 합리화하기 위해 신화를 이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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