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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

영화 <아바타>의 모델이 된 신, 비슈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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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의 신 비슈누(Vishnu)는 힌두(인도) 판테온에서 창조신 브라흐마(Brahma), 파괴의 신 시바(Shiva)와 함께 가장 중요한 신으로 이들을 트리무르티(Trimurti, 삼주신)’라고 부른다. 특히 비슈누는 힌두 신화에서 가장 중요하고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신이다. 실제로 비슈누의 우월적 지위를 설명하기 위한 몇몇 자료에 따르면 브라흐마는 비슈누의 바다에서 자란 연꽃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비슈누는 그 역할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데 인간의 보호와 유지의 신으로서는 나라야나(Narayana), 세상 모든 질서의 보호자로서는 다르마(Dharma)로 불린다. 또 비슈누는 필요에 따라 악마와 싸우고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화신 또는 아바타르(Avatar, 아바타의 어원)로 지상에 내려온다


비슈누의 아내로는 원래 행운의 여신 락슈미(Lakshmi), 지혜의 여신 사라와티(Sarawati), 인도를 대표하는 갠지스 강을 의인화한 여신인 간가(Ganga)가 있었다. 하지만 세 아내간의 다툼으로 같이 살지는 못하고 간가는 시바에게, 사라와티는 브라흐만에 보낸다. 또 다른 아내로 대지의 여신 부미데비(Bhumi-Devi)도 있다고 한다. 비슈누는 메루 산(Mt. Meru, 수미산) 남쪽에 있는 바이쿤타(Vaikuntha) 궁전에 살았는데 바이쿤타는 반짝이는 금과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연꽃으로 눈이 부신 호수가 있다고 한다


가루다를 타고 있는 유지의 신 비슈누. 출처>구글 검색


비슈누는 인간과 동물 등 열 번의 아바타로 세상에 출현해 인류를 악으로부터 구원하고 정의를 회복한다고 한다. 붓다(Buddha), 크리슈나(Krishna), 라마(Rama), 파라슈라마(Parashurama), 나라심하(Nara-Simha, 반인반사자), 바마나(Vamana, 난쟁이), 마츠야(Matsya, 물고기), 쿠르마(Kurma, 거북이), 바라하(Varaha, 멧돼지), 칼키(Kalki) 등이 바로 비슈누의 화신, 아바타이다. 특히 칼키는 비슈누가 세상의 종말에 등장하는 아바타로 백마를 타고 새로운 황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도인들은 지금이 바로 비슈누가 칼키의 형태로 지상에 내려와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현재를 가장 타락한 시대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으뜸신들과 마찬가지로 비슈누도 우주 질서의 보호자로써의 미덕을 묘사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비슈누 화신으로써 멧돼지 바라하는 악마 히라냐크샤(Hiranyaksha)가 대지를 바다 아래로 침몰시킨 이후 거인 악마 다이티아(Daitya)를 물리쳤다. 양진영의 믿을 수 없이 치열했던 전쟁은 천 년 동안 지속되었고 끝내 비슈누의 승리로 끝났고 그의 화신 멧돼지의  어금니로 바다에 가라앉았던 대지를 끌어올려 다시 제자리를 찾게 해주었다고 한다.


고대 인도의 신화와 전설이 기록된 <푸라나>에 따르면 비슈누는 모든 신들에게 불멸의 생명을 주었다고도 한다. 태초에 신들은 영원한 생명을 주는 신들의 술 아므리타(Amrita)를 얻기 위해 우유 바다를 휘저었다. 그들은 바다를 우유와 섞기 위해 만다라 산의 거인 뱀 바수키(Vasuki 또는 아난타Ananta)를 로프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한쪽은 악마들이 끌었고 다른 한쪽은 신들이 잡아당겼다. 하지만 어느 쪽도 뱀의 무게를 견뎌내지 못했다. 신들은 할 수 없이 비슈누를 불렀다. 비슈누는 자이언트 거북이 쿠르마로 나타나서 아예 만다라 산을 등에 올려놓았다. 그리고는 바다 거품으로 신주 아므리타를 만들었다. 이때 악마들은 거북이가 비슈누의 화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슈누는 환상이나 착각, 착시를 의인화한 신 마야(Maya)로 변신해 악마들의 주의를 분산시켰고 결국 악마들은 신주, 아므리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불멸의 술 아므리타를 만든 비슈누는 신들에게 신주를 나누어 주었고 이 때부터 신들은 불멸의 생명을 얻었다고 한다


비슈누는 또 다른 아바타로 물고기 형상을 한 마츠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현자이자 태양의 아들인 마누(Manu)가 어느 날 강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작은 물고기 한 마리가 자신의 손으로 튀어오르는 것이었다. 마누는 물고기를 다시 강으로 던지려다가 물고기가 애원하는 것을 보고 멈췄는데 그 물고기는 괴물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것이었다. 마누는 그 물고기를 작은 항아리에 넣어 지켜 주었다. 그런데 그 물고기는 하룻밤새 엄청 크게 자라서 더 큰 항아리에 옮겨주어야만 했다. 문제는 물고기가 계속 자라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누는 물고기를 호수에 놓아 주었다. 그러나 물고기의 성장은 멈출 줄 몰랐고 이제 더 이상 호수에서도 살 수 없었다. 할 수 없이 마누는 그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 주었다


그 때 물고기가 7일 후에 큰 홍수가 일어나지만 마누는 그 재앙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리고는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커다란 배를 마누에게 보내주었다. 물고기는 마누에게 세상의 모든 창조물과 씨앗을 배에 싣고 거대한 뱀 바수키를 로프 삼아 배를 자신의 몸통에 묶으라고 했다. 얼마 후 물고기의 예언대로 바닷물이 서서히 거칠어지더니 급기야 세상을 뒤덮고 말았다. 물고기 덕에 홍수에서 살아남은 마누는 배에 같이 실었던 창조물과 씨앗 등을 토대로 인류의 시초가 되었다. 그 물고기가 바로 비슈누의 화신, 아바타 마츠야였다


앞서 언급한 비슈누의 세 아바타는 갈파(Kalpa, , 세상이 생겨서 끝날 때까지의 기간)와 관련이 있다. 다음에서 이어갈 비슈누 아바타에 관한 이야기들은 세상을 지키기 위한 악마와의 전쟁과 관련이 있다. 다음은 비슈누의 아바타 라마, 파라슈라마의 영웅적 이야기이다


비슈누 신을 모델로 한 영화 <아바타> 포스터. 출처>네이버


세상의 지배권을 둘러싼 신들과 거인들의 전쟁에서 거인들의 승리가 예상됐다. 그래서 신들은 비슈누가 그 전쟁에 개입해 주기를 간절히 원했다. 신들은 명상 중인 비슈누를 깨웠고 비슈누는 난쟁이 브라만인 바마나 아바타로 거인족 전사 발리와 맞섰다. 비슈누가 약속하기를 전쟁을 멈춘다면 신들은 바마나의 세 발자국이 있는 작은 영토에서 정착하게 될 것이고 거인들은 우주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난쟁이의 작은 다리를 보면서 거인족 전사 발리는 아주 좋은 협상이라며 흡족해 했다. 하지만 실제 난쟁이의 한 걸음은 하늘을 덮었고 두 번째 걸음은 대지를 덮었다. 마지막 세 번째 걸음은 우주를 덮을만큼 광대했으므로 사실 거인들에게 남겨진 땅은 없었다. 이런 이유로 비슈누는 가끔 세 걸음, 세 발자국을 의미하는 트리비크라마(Trivikrama)로도 불린다. 이 이야기는 해가 떠올라 중천에 이르고 질 때까지의 세 단계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슈누가 수리아 나라야나(Surya Narayana)로도 불리는 것으로 보아 태양과 관련이 있음이 분명하다. 수리아는 태양 신을 뜻하기 때문이다.  


비슈누는 자신을 믿지 않는 자들에게 경고하기 위해 반인반사자인 나라심하 아바타로 세상에 내려오기도 했다. 악마들의 왕이었던 히라니아 카시푸가 불경스럽게도 또 어리석게도 비슈누에게 도전했기 때문이었다. 비슈누는 사나운 사자로 나타나 발톱으로 악마들을 갈기갈기 물어뜯었고 내장을 목 밖으로 다 끄집어냈다. 불경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즉 정의와 질서를 어지럽히는 자들에 대한 경고였던 것이다.


비슈누는 붓다와 크리슈나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히 비슈누의 화신인 라마와 크리슈나는 인도의 2대 서사시 <라마야나><마하바라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0번 째 화신 칼키는 타락한 인류를 구원할 마지막 아바타로 세상의 종말과 함께 새로운 우주 질서를 회복해 또 다른 시작, 새 황금 시대의 시작을 알리기 위함이었다


비슈누는 인도, 캄보디아, 자바 등 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장 공통적인 비슈누의 모습은 파란 얼굴에 몸통을 인간 얼굴은 독수리인 거인 새 가루다(Garuda)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거대한 뱀인 세샤(Sesha, 또는 아난타Ananta)의 똬리 위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다. 네 손에는 각각 고동, 원반, 철퇴, 연꽃이 들고 있는데 고동은 생명의 근원을, 원반은 우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악마들을 물리칠 무기를, 철퇴는 원초적 지식을, 연꽃은 정결과 평화를 상징한다고 한다. 얼굴은 요즘 아이돌급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의 모델이 바로 비슈누(Vishnu)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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