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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과학과 캐릭터로 되살아난 괴물, 키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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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Chimera, 또는 키마이라)는 그리스 신화 속 괴물로 상체는 사자, 몸통은 염소, 하체는 뱀의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이상하고 공포스러운 생물체는 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무적이었지만 키메라의 공포는 결국 끔찍한 최후를 맞이하고 만다.

 

키메라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가장 특이한 생명체이다. 즉 여러 동물들의 특성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키메라는 암컷 사자였다. 머리에서부터 꼬리까지 완전한 사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키메라는 사자의 특징 외에도 다른 동물의 형체를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어깨뼈에서 솟아난 염소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염소의 머리는 뿔과 수염이 있는 걸로 봐서 수컷이었다. 또 키메라의 사자 꼬리는 뱀으로 변했는데 독을 품은 뱀의 머리가 사자의 털을 대신하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키메라는 그야말로 비열한 신의 작품이었다. 성질이 고약하고 교양이라고는 없었다. 키메라는 많은 마을을 샅샅이 뒤져 소를 잡아 먹었다. 때로는 집을 파괴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기도 했다


키메라를 죽이는 벨레로폰. 출처>구글 검색


키메라는 천하무적의 생명체였다. 사자의 힘과, 염소의 교활함과 뱀의 독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괴물의 가장 특별하고 치명적인 무기는 불을 내뿜는다는 것이었다. 불은 염소의 머리에서 뿜어져 나왔고 그를 공격하는 어떤 도전자도 완전히 파괴할 수 있었다. 키메라의 이런 불을 내뿜는 특성은 어떤 자연현상에 대한 형상화이기도 했다. 화산 폭발과 같은 자연재해를 고대인들은 키메라의 공격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키메라는 괴물 부부 티폰(Typhon)과 에키드나(Echidna)의 자식이었다. 아버지 티폰은 괴물 거인으로 그리스 신화 속 어떤 생명체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심지어 올림포스의 주인 제우스마저 가장 두려운 존재로 티폰을 꼽기도 했다. 티폰의 부인 에키드나는 상반신은 여인의 모습을, 하반신은 뱀의 모습을 한 괴물이었다. 티폰과 에키드나는 많은 괴물들을 낳았는데 히드라(Hydra), 스핑크스(Sphinx), 네메안의 사자, 케르베로스(Cerberus), 키메라 등이 있었다.


캐릭터로서의 키메라. 출처>구글 검색


키메라는 수년 동안 어떤 생명체의 도전도 받지 않고 리네아 지방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키메라는 벨레로폰(Bellerophon)을 만나면서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벨레로폰은 포세이돈과 아름다운 인간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그가 어렸을 때 범죄를 저지르고 티린스의 왕 프로이토스(Proteus)에게 보내졌다. 프로이토스 왕은 벨레로폰에게서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했고 그의 죄를 용서해 주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프로이토스 왕의 부인이자 티린스의 왕비가 벨레로폰을 보고 사랑에 빠졌고 벨레로폰에게 그녀의 마음을 얘기했다. 벨레로폰은 왕비의 구애를 거절했고 이에 분노한 왕비는 벨레로폰이 강제로 그녀를 추행했다며 프로이토스 왕에게 거짓말을 했다.


프로이토스 왕은 격분했지만 벨레로폰의 몸에 불멸의 피가 흐르고 있음을 감지하고 그를 처벌하지 못했다. 대신 왕은 벨레로폰을 그의 장인인 로바테스(Lobates) 왕에게 보냈다. 로바테스 왕은 벨레로폰에게 괴물 키메라를 처치하라고 명령했다. 당연히 천하무적이었던 키메라였기에 벨레로폰은 그녀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프로이토스와 로바테스는 이렇게 하면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벨레로폰을 제거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는 프로이토스와 로바테스의 오판이었다. 벨레로폰은 명마였지만 천방지축이었던 페가수스(Pegasus)를 길들이는데 성공했고 페가수스의 도움으로 키메라를 처치했다. 이 때 키메라는 처음에는 벨레로폰의 화살을 맞았고 이어서 벨레로폰이 던진 납으로 만든 창을 목에 맞아 그녀가 내뿜은 불로 납이 녹으면서 온몸으로 퍼져 최후를 맞이하고 말았다


그리스 신화에서 키메라(키마이라)BC 6세기 경부터 그림에 등장하고 그 이전 BC 8세기 경부터 최초로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키메라가 유명해진 것은 세네카와 호머 등 많은 그리스 문학가들의 작품에 등장하면서부였다. 한편 키메라는 이집트 신화의 파괴와 재생의 여신 세크메트(Sekhmet)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BC 3,000년 경 고대 이집트 인들은 세크메트 신을 숭배했는데 세크메트는 불을 내뿜는 사자의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세크메트 전설이 그리스에 전해지면서 기질과 외모가 비슷한 키메라 신화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키메라라는 단어는 다양한 동물들의 조합을 가진 생물체를 묘사하는데 사용되는데 특히 공상과학 분야에서 널리 인용되고 있다. <유희왕>, <타이탄의 분노>, <퍼시 드래곤>, <아메리칸 드래곤>, <파이널 판타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영화와 게임 등에서 주인공 영웅들의 활약을 드러내기 위해서 키메라의 특성을 가진 괴물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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