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핀란드

부를 가져다주는 마법 맷돌, 삼포를 찾아서

반응형

핀란드 신화▶칼레발라, 핀란드 신화에서 삼포(Sampo)는 전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소재다. 삼포를 둘러싸고 신과 악마의 투쟁이 전개된다. 삼포는 그 소유자에게 부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포의 정체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19세기 <칼레발라>의 편집자로 알려진 엘리아스 뢴토르에 의하면 삼포는 소금, 밀가루, 황금을 만들어내는 마법 맷돌이라고 한다.


삼포를 만들어 포욜라(노르트란트)의 마녀 로우히의 딸과 결혼한 일마리넨(Ilmarinen)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를 잃고 로우히의 다른 딸과 결혼하기를 원했지만 로우히의 반대로 칼레발라, 핀란드로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삼포는 여전히 포욜라에 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삼포는 부를 가져다주는 마법 맷돌이었다. 핀란드를 부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삼포가 필요했다. 삼포를 둘러싼 핀란드(칼레발라)와 노르트란트(포욜라)간 신들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베이네뫼이넨과 일마리넨은 삼포를 찾아 포욜라로 항해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모험가이자 트릭스터인 레민케이넨(Leminkainen)이 합류했다. 레민케이넨은 베이네뫼이넨이나 일마리넨과 마찬가지로 아내를 구하기 위해 포욜라에 가서 과제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과제는 투오넬라(Tuonela)의 백조를 죽이라는 것이었다. 


투오넬라는 그리스 신화의 하데스처럼 핀란드의 지하세계로 투오니(Tuoni)와 그 아내 투오네타르(Tuonetar)가 다스리고 있다. 투오넬라는 덤불과 숲, 시커먼 강물로 둘러싸인 어둠과 침묵의 세계였다. 그리스 신화의 카론처럼 투오넬라도 뱃사공의 도움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다. 투오넬라에 들어가게 되면 망각의 맥주를 마시고 지상에서의 삶을 잊게 된다. 이런 지하세계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레민케이넨이었다. 물뱀에 물려 죽었으나 어머니의 도움으로 되살아났다고 한다. 로우히 때문에 생과 사를 경험했으니 누구보다 복수심이 불타 있을 터였다.

세 영웅은 포욜라로 가는 항해 도중 물고기 한 마리를 잡았는데 베이네뫼이넨은 그 물고기 등뼈로 칸텔레(Kantele)라는 악기를 만들었는데 그저 그런 악기가 아니었다. 칸텔레 연주 소리를 들으면 누구든 금새 잠이 들어버리는 마법 악기였다. 그리스 신화에서 헤르메스가 리라를 불어 백 개의 머리를 가진 아르고스를 잠들게 했던 것처럼. 세 영웅이 삼포를 다시 찾을 수 있었던 것도 칸텔레가 있었기 때문이다. 


포욜라에 도착한 후 베이네뫼이넨은 칸텔레를 연주해 로우히의 부하들을 모두 잠들게 했다. 그런 다음 손쉽게 삼포를 되찾아 핀란드로 돌아오는 항해를 시작했다. 하지만 승리에 도취한 레민케이넨이 큰 소리로 외치는 바람에 로우히의 부하들이 잠에서 깨어났다. 분노한 로우히는 폭풍우를 일으켜 그들의 배를 전복시켰다. 또 독수리처럼 생긴 마조로 변신해 그들을 추격했다. 세 영웅과 로우히의 격투 중에 삼포는 부서지고 말았고 일부는 바다 속에 가라앉고 말았다. 이 때부터 바다가 더욱 풍성해졌다고 한다. 한편 베이네뫼이넨은 부서진 삼포 조각들을 모아 핀란드에 도착한 후 곳곳에 삼포 파편들을 뿌렸다. 비록 삼포가 파편이 되고 말았지만 그 조각이라도 있으면 나라가 부강해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재 핀란드가 부강한 것도 베이네뫼이넨이 뿌린 삼포 조각들 때문은 아닐까? ◈사진: 삼포 제작/베이네뫼이넨의 활약. 출처: 구글 검색◈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