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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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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세대에게 당시 리복과 나이키는 꼭 신어보고 싶은 그러나 경제적인 여건이 쉽게 허락하지 않았던 추억이 있을 것이다. 의자를 타고 넘는 리복 광고의 남자 무용수 역할을 했던 이종원은 이 광고 한 편으로 단번에 스타 반열에 오르게 되었고 이 광고를 따라 하느라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는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에 뒤질세라 나이키의 광고 모델은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이었다. 특히 'Just Do It'이라는 광고 카피는 스포츠 브랜드에 걸맞는 도전 정신을 담고 있어 많은 이들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당시만 해도 전세계 런닝화 시장의 가장 큰 경쟁업체였지만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만큼 나이키가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이키 광고 모델은 각 스포츠 분야에서 최고의 스타가 아니면 꿈도 꿀 수 없을만큼 성장했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개념이 의인화된 신이다


나이키가 이제는 워낙 유명 브랜드이다보니 나이키라는 회사명과 로고에 얽힌 이야기에 대해서는 모르는 소비자가 거의 없을 것이다. 창업 당시 블루리본스포츠(RBS)라는 작은 신발 가게가 1972년부터 직접 런닝화를 제작, 판매하며 그리스 신화 속 승리의 여신 니케(Nike)로 회사명을 바꾸면서 성장을 거듭해오고 있는 회사가 나이키다. 수천 년 전 신화가 현재까지 살아 숨쉬고 있는 결정적 증거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리스 신화에서 니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니케는 개념이 의인화된 신이라고 할 수 있다. 니케는 저승을 흐르는 강의 여신 스틱스와 티탄족의 하나인 팔라스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승리의 여신으로 알려진 니케지만 형제들을 보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개념들을 담고 있다. 니케의 형제로는 폭력을 뜻하는 비아, 질투를 뜻하는 젤로스와 힘을 뜻하는 크라토스가 있다. 니케와 형제들은 제우스가 티탄족과 전쟁을 벌일 때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제우스를 도움으로써 그리스 신화 전면에 등장하게 된다. 하지만 니케에 관한 이야기는 이것 뿐이다. 제우스의 전차를 몰면서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승리의 여신 반열에 올랐을 것이다.


니케는 늘 날개를 달고 있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특히 1863년 에게해 북서부 사모트라케 섬에서 발견된 니케 여신상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발견 당시 100개가 넘는 파편에 불과했지만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겨진 후 파편 조각들을 하나하나 맞춰 복원된 여신상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한다. 머리 부분이 없고 날개도 완전하게 복원되지 못했지만 몸체의 곡선을 따라 흐르는 얇은 옷감의 묘사는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디테일의 정수를 보여준다. 완전하게 복원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더 놀라웠을까? 하지만 현재까지도 니케의 머리 부분과 팔은 찾지 못했다고 한다.

나이키의 로고에 얽힌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나이키의 로고는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인 '스우시(Swoosh)'라고 부른다. 아마도 니케 여신의 날개를 보고 만들었다는데 디자인을 전공한 미대생으로부터 불과 35달러에 샀다고 한다. 우리 돈 4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만든 로고가 지금은 천문학적인 브랜드가 되었으니 최초 제작자의 심정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니케는 하계 올림픽의 메달에도 등장한다


한편 나이키의 'Just Do It'이라는 슬로건에도 재미있는 뒷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한다. 슬로건 제작자인 댄 위든은 1970년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형수였던 개리 길모어가 사형 집행 직전 남긴 말 'Let's Do It'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댄 위든은 이 말을 스포츠 브랜드의 도전 정신에 맞게 'Just Do It'이라고 바꿔다고 한다. 

승리의 여신 니케의 생명력은 스포츠 브랜드 회사명에서 멈추지 않는다. 하계 올림픽의 메달에도 니케가 등장한다. 국제 올림픽 위원회 IOC는 하계 올림픽 메달의 뒷면에 승리의 여신 니케를 반드시 넣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제1회 올림픽이 열렸던 그리스 아테네의 파나티나이코 경기장도 배경 그림으로 넣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하계 올림픽의 메달 앞면과 동계 올림픽 메달은 개최국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새길 수 있다. 


한편 올림픽에서 메달이 수여된 것은 1904년 제3회 하계 올림픽인 세인트루이스 대회부터라고 한다. 제1회 아테네 대회 때는 승자에게 올리브 화환만 수여했고 1900년 제2회 파리 대회에서는 1~3위 선수들에게 트로피와 예술품이 수여됐다고 한다. 하계 올림픽 메달에 승리의 여신 니케가 새겨져 있다고는 하지만 진정한 올림픽의 정신은 승리보다는 화합이 아닐까? 평창 동계 올림픽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남북 관계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대화와 화합의 무드로 전환되길 기대해 본다.◈사진>사모트라케의 니케, 나이키 로고 '스우시', 서울올림픽 메달. 출처: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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